[화요 디카시 광장] 연잎의 높이 - 이기종

디카시 광장
[화요 디카시 광장] 연잎의 높이 - 이기종
  • 입력 : 2024. 08.13(화) 08:28
  • 배진희 기자
낮은 곳을 지향하는
물의 마음 닮고 싶어

연꽃 아래에서
물의 마음 깊이만큼
높지도 않게 낮지도 않게

♤ 시작 노트

세월 탓일까요?
수련睡蓮의 꽃보다
잎에 마음이 쓰입니다.
어쩐지 꽃은 자식 같고
잎은 부모 같습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물을 가장 윗길 가는 선(善)의
표본으로 여겨 일컫는 말입니다.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으며 가장
낮은 곳에 머무는 물과,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면 위로 고개를 세운 수련의 꽃이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그보다 낮은 곳에서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사랑을 펼치는 수련의 잎입니다.



[이기종 시인 프로필]

- 광주디카시인협회 회원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