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청 공무원 도박 사건 수사에 나선 전라남도경찰청

제주항공 참사로 전·현직 공무원 8명·주민 5명 희생 아랑곳 않은 처사


[프레스존=배진희 기자] 전남 화순군 서기관과 사무관이 낀 공무원 4명이 지난 18일 건설업자와 돈내기 고스톱 판을 벌이다 적발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더욱이 이 날은 화순군청 전현직 선후배 공무원 8명과 군민 5명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정부 합동추모행사가 진행된 당일이어서 논란이 된다.

특히 대통령 탄핵 및 구속 여부로 국가적으로 비상상황이라는 대목에서 이들의 비위 사실은 공직 및 지역사회에 참담한 충격을 안겼다.

앞서 화순군이 지난 17일 을사년 새해 '1호 청렴주의보'를 발령한 지 하루 만에 도박판을 벌이다 적발됐다는 점에서 고개를 들기 어렵게 됐다.

청렴주의보는 10여일 앞으로 다가선 설 명절 분위기에 편승해 금품·선물·향응 수수 등의 행동강령 및 청탁금지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린 조치였다.

전라남도경찰청과 화순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4시께 화순읍 대리 소재 H건설사 사무실에서 건설업자 1명과 판돈 60만 원 대 고스톱을 즐긴 사실이 확인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제보를 받은 데 이어 경찰의 공조 아래 현장고스톱 판을 덮쳤다.

그 결과, 화순군청 건설 분야에 업무연관성이 있는 토목직 간부 2명과 6급 팀장급 등을 적발했다.

이들은 최근 인사에서 4급으로 승진한 조 모 과장과 5급 박 모 사업소장, 이 모 시설사업소장, 이 모 도로건설 담당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 29일 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화순군청 전현직 공무원과 화순군민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화순군 합동분향소

이를 두고 군청 내부와 지역사회에선 참담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주민들 사이에선 “전직 선배공무원 4명, 현직 공무원 4명이 포함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에 대한 합동추모식이 진행된 날에 고스톱을 벌인 공무원이 과연 정상인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오간다.

화순군은 파문이 확산하자, 이날 건설업자와 유착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나서는 한편 수사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조사를 마친 뒤 도박 혐의로 공무원들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경찰은 사실을 확인하는 대로 관련 공무원과 건설업자를 형사 입건하고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