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프레스존] 한국전쟁 당시 전남 화순 지역 희생자 후손들이 국가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75년 만에 승소했다.

광주지방법원 민사1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희생자 A(당시 만 40세)씨의 후손 18명이 국가(대한민국)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18명 후손에게 상속분에 따라 330만~2천만 원 등 총 8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2023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화순군 경치리 주민 희생 사건' 9명 중 한 명이다.

1950년 10월 20일 화순군 동면 경치리 주민들은 빨치산의 지역 책임자의 명령으로 관내 복암교 파괴에 동원됐다가 경찰에 발각돼 총격으로 사망했다.

한국전쟁 시기 좌익에게 탈환 당한 지역 수복 작전에 돌입한 화순 경찰은 동면사무소를 향하는 길목인 경치리 인근까지 진격했다.

이에 좌익은 총부리를 앞세워 마을 주민들 가구당 1명씩 차출, 길목에 놓인 다리인 복암교를 파괴하라고 명령했다.

좌익은 주민들을 동원에 복암교 양 끝에 깊은 구덩이를 파 수복 작전에 나선 군경의 차량의 운행을 지연시켜 도주 시간을 벌어볼 심산이었다.

삽과 괭이를 지고 억지로 다리로 향하던 주민들은 때마침 인근을 지나던 경찰 차량과 마주쳤고, 혼비백산 도주했으나 경찰의 무차별 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당시 생존자는 "총 든 사람(좌익)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이 나간 사람들이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증언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