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에서 박병규 청장이 항의 방문을 온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노조는 박 청장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등에 대해 전망한 발언을 문제삼아 이날 항의 방문했다.

박 청장 "향후 상황 전망한 것…노조가 지역을 위했나" 오히려 노조 질타

[프레스존]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불이 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구조조정 가능성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한 것을 두고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박 청장은 노조의 사과 요구를 거절하면서 오히려 "노조가 조합원과 지역민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간부 50여명은 2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노조는 박 청장이 전날 간담회에서 '광주공장 재투자나 이전 가능성이 작다'거나 '명예·희망퇴직 등 구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박 청장과 면담에서 "회사와 노조 모두 공장 이전이나 화재 후속 대책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이 나온 적 없는데 그런 발언을 했느냐"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발언이자 무책임한 입장 발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화재로 일터를 잃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고 시기와 내용 모두 부적절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는 외부 일정 중인 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구청장실 주변으로 접근하며 길을 막고 있는 공무원들과 밀고 밀치는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면담에 나선 박 청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박 청장은 "불이 난 상태여서 2공장은 가동이 불가능하고, 가동할 수 있는 1공장과 평택공장, 곡성공장 중심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공장 이전을 하든 하지 않든 복구에 장시간이 필요한 만큼 노동자 전환 배치나 명예·희망퇴직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환경적 변화로 노동자 고용이나 공장 이전 등 문제에 대해 경영진이 시민들의 바람과 달리 다른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상황을 잘 보고, 대응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청장은 오히려 이번 화재 사고에서 가장 취약한 주체는 노조라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노조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그는 "노조가 책임있는 주체라면 시민들의 피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또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 대책도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나면 수습하기 어렵다. 막연히 이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노조는 여기서 항의할 것이 아니라 대책 마련에 더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광장에서는 지난 17일 오전 생고무 정련 공정 과정에서 불이 나면서 공장 2개 동 중 1개 동이 사실상 모두 소실돼 11일째 가동을 멈춘 상태다.

박 청장은 1990년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에 입사해 아시아자동차 노조위원장,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지회장 등을 역임하다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산구청장 후보로 단독 출마, 무투표 당선됐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