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구멍 뚫린 2구 육안으로 판단

총상  확인 땐  5.18 암매장 규명 단초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을 정밀감식하기로 결정한 합동조사단과 그 현장. 사진은 YTN 영상 캡처.   

 

5.18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40여명의 유골이 발견돼 5.18관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유골 일부 두개골에서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합동조사단이 총상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감식에 들어가기로 해 5월 단체 안팎에서는 촉각이 곤두서 있다.  

20일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현재 발견된 40여구의 유골 중 절반 정도만 1차 육안 감식을 벌였다”며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된 유골에 대해서는 정밀감식을 통해 총상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와 검찰과 경찰, 군 유해발굴단, 의문사 조사위원회 등으로 이루어진 합동조사단은 20일 광주광역시 옛 광주교도소 터에서 분묘 이전 작업과정 도중 정부 기록에도 없는 주검 40여구를 발굴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주도해 꾸린 합동조사단은 이날 현장에서 1차 육안 감식결과 두개골 2개에서 구멍이 뚫린 흔적을 발견, 해당 유골이 5.18행방불명자인 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남 장성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과학수사연구소를 보내 정밀감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 관리대장에 기록돼 있는 111구의 무연고 유골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어서 5·18 행방불명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옛 광주교도소에서는 1980년 5·18직후 8구의 희생자들 시신을 수습했으며 암매장 신고가 꾸준히 이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5·18 관련단체와 광주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2년 전 광주교도소 암매장 추정지를 포함, 5·18 이후 최근까지 광주 일원에서 11건의 암매장 신고에 따라 발굴에 나섰으나 단 한 곳에서도 관련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광주교도소는 지난 16일부터 옛 교도소 부지 내에서 솔로몬로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무연고분묘를 개장해 옮기는 작업을 벌이는 중 유골을 발견했다.  

이날 발굴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처음 봉분을 열었을 때 나온 40여명분의 뼈가 기록에 있는 이들로 알고 수거를 했는데, 그 뼈 아래 다시 기록에 있는 41명분의 뼈가 든 콘크리트 관이 또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 봉분은 1971년에 조성됐는데, 누구의 뼈인지는 모르지만 무연고자 관위에 40여명의 뼈를 추가로 묻는 것”이라며 “이곳은 교도소에서 100여 미터 안으로 들어가는 경비가 삼엄한 곳으로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옛 광주교도소 터 10만6771㎡ 안의 무연고자 공동묘지는 광주교도소가 48년 전 동명동에서 문흥동으로 이전해 올 때 함께 옮겨 왔고, 이후 교도소 안에서 숨진 가족 없는 주검들이 추가로 안장됐다.  

5·18 당시 광주교도소 안팎에는 3공수여단 장교 265명과 사병 1261명이 주둔했는데 이들은 같은 해 5월 21~22일 담양 쪽으로 가는 차량 등에 3차례 총격을 가해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했다. 

5월 단체는 군 기록을 통해 당시 민간인 희생자를 27~28명으로 추정했지만 5·18 직후 매장된 상태로 11구만 발견돼, 16~17구는 암매장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1908년 동구 동명동에 광주감옥으로 문을 연 광주교도소는1971년 북구 문흥동으로 이전했다. 그 후 2015년 10월 시설이 낡고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북구 삼각동으로 다시 옮겨갔다.  

이날 유골이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 시설은 1998년 5·18사적 22호로 지정됐고, 법무부에서 인권과 민주를 기조로 공원을 조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