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확대 계획 급제동 

영장재청구도 쉽지 않을 듯

  2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있는 조국 전 법무장관. 사진은 방송뉴스 캡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이 27일 새벽 1시께 기각돼 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지 15시간 만에 귀가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권영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범죄 혐의는 소명되고 죄질이 좋지 않으나,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점 및 제반 사정에 비춰 볼 때 현 시점에서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권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의 심문 당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태도,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 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말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26일 오전 10시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검찰의 수사 내용을 적극 방어하며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에 앞서 “가족 비리 수사로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는 말로 억울함을 피력한 조 전 장관은 특히 영장 심사에서 감찰을 무마하거나 중단시킨 것이 아닌 "정무적 책임만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통상 절차 내에서 결정한 만큼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영장 심사에선 조 전 정관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를 알고 있었느냐가 쟁점이 됐다.  

유재수 전 부시장은 지난 13일 4,950만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가 됐었다. 

조 전 장관이 이런 혐의를 알고도 그냥 넘겼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되는데 법원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가족비리 관련 추가 기소를 포함 이른바 ‘친문’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려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을 통한 ‘친문’ 세력의 청탁을 받아 감찰을 무마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불기속 기소 또는 영장 재청구를 놓고 고심을 하겠지만 법조계 안팎에서 영장재청구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