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개관 10주년이 되었다.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의 핵심 거점 기관이다. 그동안 5.18 별관 문제와 보수정권의 무관심 속에 많은 진통을 거듭하였으나, 작년 방문객이 340만 명을 기록하면서 이제 서서히 빛을 발하게 되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에서 출발 되었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란 국정 기조 하에 시작된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아시아 각국과의 문화교류를 통하여 아시아문화의 연구·창조·교육 및 산업화 등 일련의 활동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국가적 지원의 특례가 실시되는 지역'을 말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을 운영하여 문화의 수원지 및 발전소 역할을 맡도록 하고, 광주 전역을 문화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병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비전과 계획은 이명박, 박근혜 등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무관심과 축소 등으로 인해 풍랑을 맞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왜 광주만 특혜를 주는가'라는 것이었다. 이런 발상 속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을 개정하여 아시아문화전당의 국가기관 지위를 없애고자 '아시아문화전당을 법인에 일부 위탁한 뒤 5년 뒤 전면 위탁한다'라고 까지 하였다.

필자는 초대 아시아문화추진단장을 역임한 경험을 토대로 국회의원 재직 시 많은 반대와 어려움을 뚫고 이 법을 개정하여 ▲ 아시아문화전당의 국가기관 지위 공고화 ▲인력확충 ▲국가예산 지원 ▲사업 기간 연장 등 틀을 갖추게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제2의 도약을 기할 때에 이재명 정부가 탄생한 것은 참으로 좋은 기회이다. 이재명정부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문화강국 실현'을 정부 12대 중점 전략 과제로 설정했고, K컬처 시장 규모 300조 원, 문화수출 50조 원의 국정 목표를 설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5극3특'이라는 지역 균형발전 전략도 제시했다. 정청래 집권 여당 대표도 그 행보를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 있음을 볼 수 있어 참으로 다행스럽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은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이든 '5극3특'이든 어느 쪽과도 정합을 이룬다. 필자는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서 지난 11월 20일에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호남특위 활동 보고 회의에서 각계의 시민 의견과 특위 위원들의 뜻을 모아'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 사업'을 중앙당 차원의 핵심 사업으로 정해주기를 건의했다.

과거 노무현정부가 시작했던 사업을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완수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말이다. 전략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또 다른 '새판잡이'보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중요한 인프라를 토대로 사업을 확장해가는 모멘텀 투자 전략이 훨씬 유리함은 불문가지다. K컬처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펼치고 있는 현실에서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하되 기존의 인프라가 유리한 지역, 문화 토대가 굳건한 지역을 K컬처의 거점으로 선정한다면 광주가 단연 으뜸이다.

'아시아문화도시 3.0사업'의 핵심은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광 산업 그리고 일자리 창출'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K컬처 테크타운' 조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디에 조성할 것인가? 하루 빨리 서구 마륵동에 소재한 탄약고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K컬처 테크타운을 조성하는 것이 광주가 살 길이다.

K콘텐츠를 토대로 호남권 발전의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하도록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K컬처 산업 기지를 조성하는 것이 K컬처의 글로벌 확산과 광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K컬처 테크타운 조성 사업은 ▲미래기술융합형 K콘텐츠 연구 ▲K팝 아레나 및 K컬처 전시장 등 인프라 조성 ▲창업투자펀드 조성 ▲K콘텐츠 앵커 기업 유치 ▲유통플랫폼 조성이 핵심 내용이다.

광주 시민이 모진 바람을 견뎌내며 지난 20년을 지켜온 사업이다. 새로운 씨앗을 심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의 조바심에 애간장이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