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렬 또 행렬, 보성 차빛에 물들라치면

시름 죄 잊고 금세 '경자' 새아침이어라

기해년 돼지해가 저물고 있다.

참으로 다사다난한 2019년.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 쪽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공명지조의 해라던가.

이 해를 딱 하루 남긴 30일. 미움, 슬픔, 후회, 아쉬움, 미련. 이 따위 것일랑 속절없이 떨쳐야겠지.

가는 해 붙잡은들 무슨 소용 있으랴.  

그 회한  뒤로 한 채,  쥐띠해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송구영신.

지는 해 아쉬움 달래려는 행렬 또 행렬,  이제 보성으로 향함은 어떠리.

차밭 일원에서 펼쳐지는, 그 찬란한 빛의 향연. 그 빛에 물들면 온갖 시름 죄 잊히리.

별똥별 마냥 타오르다 스러지는 불꽃 쇼. 신 새벽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 들을라치면 어느새 경자년 원단이어라.

한 해 소망일랑 보성에서 율포에서 품어봄직도 하다.

새로이 붉은 해가 솟는 해변. 인파로 북적이는 솔밭 길,  연인과 함께라면 오죽 좋으련만.

연인이 아닌들 어떠리. 벗, 가족이면 또 어떠리.

햇살을 품에 안은  동행. 살을 에는 추위도 아랑곳 않으리라.

이리저리 어우러지는 게 행복. 소곤소곤 재잘거림이 새 소망, 새 꿈이런가 하노라. 

 

<글 배병화 기자. 사진 김의정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