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정보시스템  '에듀파인' 사용 의무화

설립자와 경영자 분리 .. '셀프 징계' 원천 차단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이른바 '유치원 3법'이 발의 448일 만에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유치원 비리 없애자고 만든 법인데, 여당과 일부 야당의 합의로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지 1년을 훌쩍 넘겨서야 가까스로 국회 문턱을 넘은 셈이다.

유치원 3법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밝힌 유치원 부정회계 문제를 막기 위해 추진됐다.

박 의원은 2013년부터 5년 동안 전국 유치원 2,058곳을 전국 시도교육청이 감사한 결과 1878개 유치원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육아교육법은 유치원에 교육부가 구축한 회계관리 체계인 '유아교육정보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했다.  

유치원이 지원금·보조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전액 또는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아울러 경영자가 교비회계에 속하는 유치원의 수입이나 재산을 교육 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유치원이 공개해야 하는 내용도 확대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유치원은 '유치원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 유치원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평가 결과도 공개한다.

교육 당국의 운영정지 명령을 받고 폐업한 유치원의 설립자나 경영자가 '간판'만 바꿔 다시 유치원을 열 수 없다.

이와 함께 유치원 설립자는 원장을 겸직하지 못한다. 경영자와 설립자를 분리해 지원금 유용 등 비리를 저지른 설립자나 주변 사람을 '셀프 징계'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학교급식법 개정안에는 유치원이 적용대상에 포함했다. 여론의 공분을 산 유치원 '부실 급식'을 막기 위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 조치다.

유치원은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에게만 급식 업무를 맡길 수 있다.  초·중등학교와 같은 수준의 급식시설과 위생관리 기준을 지켜야 한다.  

교육부는 법안 통과로 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유아 교육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유치원 회계를 분리하고, 유치원 땅과 건물에 교육환경개선금 명목의 지원금을 주는 내용을 담아 수정안을 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