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호남 선비들 얼과 혼 서린 서원

 

 16일과 17일  내린 함박눈으로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이 하얗게 뒤덮여 있다. 사진은 장성군 청 제공.

 

16일, 17일 한참 늦은 눈이‘장성 필암서원'에 소복소복 쌓였다.

유난히도 따듯한 경자년 입춘을 훌쩍 넘기며 봄을 재촉하던 날, 실로 때 아닌 폭설이다.

동장군 추위와 더불어 난데없는 함박눈이 어른 아이 다들 반갑고 반갑기만 하구나.

겨우내 잠잠하더니 황룡 필암 들판을 하얗게 뒤덮은 눈이 실로 장관이다.

마냥 눈 오기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처럼 추억을 곱씹게 하는, 차라리 뒤늦은 선물이리라.

하서 김인후를 기리는 필암서원은 마치 16세기로 시간을 되돌린 설국이 아니런가 싶다.

지난해 14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이 곳.

16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 김인후를 배향하는 호남의 대표 사액서원이다.

하얀 눈과 함께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한 번쯤 가봄직도 하다.

사적 242호로서의 가치와 고고한 호남 선비들의 얼을 흠뻑 느껴볼 만 하리라.  

<배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