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방침에 따른 전남지역 의대 신설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전라남도청]

김영록 전남지사 호소문 발표 .. "향후 논의과정서 꼭 전남권 의대 신설" 요청

최근 당정 합의에 따라 전남권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려던 계획이 의사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쳐 무산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4일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에 반대하며 2주가량 파업을 계속해온 의사협회와 합의문을 작성하면서 이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하겠다고 한발 후퇴했다.

지난 7월 23일 전남권에 의대유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며 대대적으로 환영 현수막을 내걸었던 전남도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의료계가 이날 합의한 전문에는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논의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 합의문에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중단과 함께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또한 사실상 의대 설립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불과 한달여전 여당이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를 두고 의료게 안팎은 물론 정치권에선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정원 확대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과제로 제시한 공공의대신설과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환자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이어온 의사들에게 손쉽게 내줬다는 비판이 거세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의료계와 정부, 여당이 합의한 내용이 전남에 의대를 신설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개될 의정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전남에 꼭 의대가 신설되도록 요청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중대한 의제를 이익단체인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의해 원점으로 되돌린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의사들 집단 행동에 밀렸다고 비판 받고 있는 정부와 여당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