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 동면 청궁리 일원에 건설돼 운영 중인 화순풍력발전단지

정부 ‘신재생에너지 3020구상’ 역행 .. 조례규정 자의적, 들쑥날쑥 지적
'태양광 이격거리 제한 폐지, 풍력발전도 이격거리 대신 소음규제' 권고

[프레스존]최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구상’에 따라 태양광·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려는 중소기업들이 일선 시·군의 지나친 규제로 인해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소식이다.

희망 기업들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사업을 위해 허가를 얻으려면 해당 지자체의 규제를 넘어서야 하는 데 이 규제가 과도하거나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전국 곳곳에서 발전사업을 하려 해도 지자체마다 주민수용성을 따지며 자의적 이격거리로 제한마저 가하는 까닭에 제때 심의를 통과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이격거리를 두라는 법적 규정이 없는데도 시·군에서 이를 적용하는 바람에 번번이 사업 추진이 좌절되는 사례마저 잇달아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어 버린다는 것이다.

더욱이 풍력발전 사업은 마을과 발전소 사이 거리를 두는 환경부 지침이나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 이격거리를 과도하게 적용해 끝내 사업 추진을 포기하는 경우마저 발생한다는 게 중소벤처기업부 판단이다.

이처럼 갈수록 규제 논란이 빈번해지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부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발전사업 이격거리 규제 실태를 조사한 데 이어 올해 6~7월 발전사업 이격거리 규제 개선을 위한 구체적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시설 개발행위 허가 기준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공문을 전국의 110개 지자체에 보낸 후 7월 중순까지 답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이 최근 화순군 등 전국 지자체 110곳에 발전소 이격거리 규제를 개선하라는 권고안을 보내고 답변을 요청한 공문 중 한 대목이다.

이른바 ‘발전사업에 대한 지자체별 자의적 이격거리 규제 개선’ 건의 과제에 대한 수용여부를 묻는 이 공문은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기준 개선, 풍력 발전사업의 과도한 이격거리 및 소음규제 개선이 핵심이다.

화순군의 경우 태양광 발전시설은 도시계획 조례 제20조의2 제1항에서 주요도로, 10호 이상 취락으로부터 200m, 10호 미만 취락으로부터 150m를 이격거리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달한 지침 기준에 맞게 100m 이내로 최소화 하도록 규제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풍력 발전시설은 화순군 도시계획 조례 제20조의2 제3항에서 10호 이상 취락으로부터 2,000m, 10호 미만 취락으로부터 1,500m를 이격거리로 제한하고 있다.

이 역시 중소벤처기업부는 환경부 지침에 맞게 획일적인 거리 규제를 폐지하라는 취지로 화순군을 포함 조례를 자의적으로 운용 중인 51곳을 선정해 권고안을 냈다.

현재 환경부 지침은 발전소 이격거리를 법률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또한 주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소음 규제만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는 풍력 발전소와 취락을 거리로 제한하는 것이 지나친 규제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환경부 소음 기준에 의거 ‘아침 기준 50데시빌’로 제한하라는 권고안을 지난 7월 중순 화순군에 제시했다.

옴부즈만지원단실 한 실무자는 “특히 대다수 시·군에서 조례를 먼저 정해 시작한 태양광 시설 기준처럼 풍력발전시설에 대해서도 거리로만 규제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는 개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군에서 풍력발전에 대한 합리적 기준없이 주민반발부터 무마하고 보자는 식으로 자의적이거나 획일적으로 이격거리를 둔 현행 규제를 속히 법과 정책 취지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원전사고의 위험성과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는 대신 태양광, 풍력발전 등으로 전환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 구상은 2030년에 이르러 석탄·화력발전소를 현재 30%에서 20%로 축소하고, LNG 가스활력발전소 20%에서 30%로 늘리려 한다.

그 대신 원자력발전소를 40%에서 30%로 축소함으로써 풍력·태양광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10% 미만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친환경 정책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앞으로 신규 설비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렇게 하면 2030년에 이르러 태양광 발전 36.5 GW(57%), 풍력 발전 17.7GW(28%)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