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수선공' 할아버지 전남대서 명예철학박사 됐다

사회
'구두수선공' 할아버지 전남대서 명예철학박사 됐다
김병양 옹 서울 명동서 구두수선 30여년 .. 전남대에 12억원 상당 기부도
  • 입력 : 2020. 09.26(토) 11:40
  • 배병화 기자
지난 24일 전남대학교에서 정병석 총장으로부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 받은 서울 명동의 구두수선공 김병양 옹. [사진 전남대학교]
[프레스존] 30여년을 서울 명동 귀퉁이에서 구두수선공으로 살아온 할아버지가 전남대학교에서 명예철학박사가 됐다.

전남 장성이 고향인 여든네살의 김병양 옹(84. 서울 종로)이 그 주인공.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젊어서는 직공과 배달 일에 나서야 했다. 그리고는 쉰 살이 넘어서야 서울 명동에서 구두수선공으로 자리를 잡은 인고의 나날들이었다.

그의 삶을 반추하면 팔십여 평생을 불굴의 의지와 올곧은 성실함, 새로움에 대한 도전으로 일관해 왔다.

젊어서는 향학의 꿈을 접고, 어른이 되어서도 결코 만만하지 않은 삶이었으리라.

여유롭지는 않아도 늘 타인을 배려할 지언정 혹여라도 자신의 이익만을 구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4월에는 후학양성을 위해 전남대학교에 12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기부하기도 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경찰청과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제54회 청룡봉사상 인상(仁賞)부문을 수상하면서 전국적인 인물이 되기도 했다.

전남대학교는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 학교는 마침내 24일 오전 학내 용지관 광주은행홀에서 김병양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학위를 수여했다.

학위수여식에는 김 회장의 가족과 친지, 의성김씨 대종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문중의 큰 경사라며 기쁨을 나눴다.

정병석 총장을 비롯한 백장선 대학원장, 단과대학장, 보직교수들도 김 회장의 학위 수여를 함께 축하했다.

정병석 총장은 “김병양 회장이 살아온 팔십 평생은 마치 전남대의 동네어귀의 느티나무가 척박한 땅에서도 거목으로 자라 동네 사람들에게 쉼터를 내주는 것과 흡사하다”고 새겼다.

그러면서 “김 회장의 삶은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며, 최후의 승리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표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양 회장은 “보잘 것 없는 제가 영광스런 자리의 주인공으로 서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이어 “전남대학교는 이제 저의 학교가 된 만큼 여생도 우리 전남대학교를 생각하며 보탬이 될 일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