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남 해상경계 분쟁 어떻게 .. 헌재 판단 '임박'

진단
전남-경남 해상경계 분쟁 어떻게 .. 헌재 판단 '임박'
5만3천여 여수시민.전남어업인 16일 탄원 … 헌재의 현명한 판단 호소
  • 입력 : 2020. 10.16(금) 10:56
  • 배병화 기자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16일 오전 여수시민과 전남어업인 5만3천여 명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현행 해상경계 유지 탄원 서명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호 (사)전남멸치권현망협회장, 평우 (사)여수수산인협회장, 김상문 여수수산업협동조합장. [사진 여수시]
대법원 판결 취지로 현행 경계 유지 vs. 헌재 '등거리 중간선' 따라 경계 조정

[프레스존]수년을 끌어 온 전남-경남 해상경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남도와 경남도 간 해상경계 분쟁은 지난 2011년 경남 어선들이 전남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며 촉발됐다.

전남과 경남의 해상경계 다툼은 2011년 7월 '바다의 경계는 없다'고 주장하며 전남해역에서 조업한 경남선적의 멸치잡이배인 기선권현망 어선들을 여수시와 여수해경이 수산업법 위반으로 검거하면서 시작됐다.

대법원은 2015년 6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상 해상경계를 도간 경계로 보아야 한다'며 전남 구역에서 조업한 어선들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두 지역 간 해상경계 다툼은 2015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되며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경남도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이 심화했다.

경남 측 어업인과 행정기관은 종전의 국가 지형도상의 해양경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법리로 등거리 중간선 원칙 적용을 요구하며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청구인인 경남도와 남해군은 세존도(남해) 혹은 갈도(통영)를 기준으로 전남 여수시의 안도나 연도 사이의 등거리 중간선으로 새로운 해양경계선 확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경남 쪽으로 5㎞가량 치우친 해상경계가 전남 쪽으로 옮겨가게 돼 경남의 조업 구역은 더 넓어진다.

청구인 측은 지난 2015년 7월 헌법재판소가 판결한 충남 태안과 홍성군의 해상경계 분쟁 사건의 등거리 중간선 원칙 인용 판례를 새로운 경계선 확정의 근거로 들고 있다.

당시 소송에서 헌재는 "태안·홍성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해상경계에 관한 명시적 법령이 없고 이 사건에서 불문법상 해상경계선도 부재하므로 형평의 원칙에 따라 등거리 중간선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경남도와 남해군은 해상에 정해진 경계는 없는 만큼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그어달라고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전남도와 여수시는 대법원판결과 현재까지 행정 권한 행사, 어업인 생활권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행 해양경계선을 기준으로 획정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1918년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지형도가 해방 이후 국가기본도에 대부분 그대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국가기본도가 해상경계선 확정의 중요한 기준이란 논리를 편다.

그러면서 정부의 확인에 의한 행정 권한 행사, 해경 관할구역, 경남도 종합 계획상 해상경계선 등을 고려할 때 쟁송해역이 여수시의 관할 해역이라는 행정관습법이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등거리 중간선을 적용해도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지 않은 도서를 배제하면 현행 해상경계선과 부합하고, 쟁송해역이 각종 어업 행위 등 전남 주민들의 생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분쟁은 지난 5년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올해 7월 9일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을 마지막으로 최종 판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16일 오전 현행 해상경계 유지 탄원 서명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탄원서 제출 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현명한 판단을 호소하는 여수 어업인단체의 모습.

이에 따라 여수시와 전라남도는 16일 오전 여수시민과 전남어업인 5만3천여 명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현행 해상경계 유지 탄원 서명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노평우 여수수산인협회장은 이날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탄원서를 낭독하며 그 뜻을 전달했다.

그는 “전라남도 어업인들은 지금까지 현행 해상경계를 토대로 어업인 5000여 명이 연안어선 2000척을 이용해 어업활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며 “현행 해상경계가 변경된다면 조업어장의 축소와 어족자원 고갈로 수많은 어업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상경계가 변경될 경우 발생하는 상상할 수 없는 피해와 지역 어업인들의 상실감을 감안해 헌법재판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탄원 서명서 제출에는 노평우 (사)여수수산인협회장을 비롯 김상문 여수수산업협동조합장, 주승호 (사)전남멸치권현망협회장, 전라남도와 여수시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해상경계 현행 유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도 병행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금년 내 최종선고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반드시 현행 해상경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 지역 어업인단체와 함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리한 전남과 경남 사이 어장 분쟁 종결은 이제 헌재의 몫이다.

과연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전남어민들 촉각이 곤두서 있다.

지방행정 안팎은 물론 정치권 안팎에서도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경우의 수에 따라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5년전 분쟁에서 대법원이 현행 경계를 인정해 전남 어민 손을 들어준 취지대로 결론이 날 지 궁금하다. 여수와 전남 어민이 가장 바라는 경우의 수라 하겠다.

만일 이게 아니라면, 등거리 중간선으로 새로 획정을 바라는 경남 어민의 손을 들어줄 지 사뭇 긴장감이 감도는 시점이다. 여수나 전남으로서는 가장 받아 들고 싶지 않은 최악의 경우의 수일 터다.

바로 그 두 지점 사이에서 분쟁을 조정해야 하는 헌재의 현명한 판단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