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종방 최후의 1인으로 수년째 버텨오던 박모씨가 막판까지 고심하다 보상계약에 합의했다. 사진은 19일 오후 박씨 종돈장 내부 모습.

내수면 양식.수산거점단지 지연 불가피 .. 반쪽 개장은 해소

[프레스존]화순 능주종방에서 한 농장만 남았던 보상작업이 2차 감정 4개월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지난 2016년 가을 첫 번째 협상에서 결렬됐던 박모씨 종돈장이 4년여 고심끝에 지난 16일 자산 평가 보상 및 이전계약서에 합의했다.

이로써 능주종방에 자리한 13개 종돈장 이전을 위한 보상작업은 마침내 5년 동안 공방을 거친 다음에야 간신히 종지부를 찍게 됐다.

능주면 남정리 21-32번지에 자리한 이 종돈장은 2016년 1차 보상과정에서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지만 지난 6월 다시 2차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를 다시 시작했다.

19일 화순군에 따르면 박 씨가 거주하는 주택, 돈사와 부속건물을 포함 종돈장 규모는 6천평방미터에 달한다.

이곳에서 사육 중인 종돈150~180마리 등 자산에 대해 감정평가기관 3곳에서 지난 7월 감정평가 결과 15억 8천여만 원이 제시됐는데 박씨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박씨는 이날 기자와 만나 “보상 금액이 당초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치고 그동안 누적된 13억원이 넘은 부채, 지난 4년 동안 보상 추진과정, 새로운 이전 대상지 선정 등 작업이 순조롭지 않아 입게 된 손해를 감안하면 별로 남는 것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이 남은 능주종방을 더 늦기 전에 이전해 내수면 양식단지와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협조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계약서에 서명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능주면 남정리에 자리한 능주종방단지의 박모씨 소유 종돈장 전경

이번 극적 합의에 따라 늑장 준공에다 자칫 반쪽 개장에 그칠 우려가 커지던 내수면 양식단지와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 조성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박씨가 현재 사육 중인 모돈과 새끼 돼지 등을 처분하고, 화순 백아면(북면)의 새로운 지역에서 허가받은 종돈장을 개장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이전한 농장의 예를 들면 대개 보상이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한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전체적인 공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능주종방 이전 사업은 2015년 사업 계획이 수립된 이후 2016년 12월 첫 보상이 이뤄진 데 이어, 2018년 대다수 종돈장이 합의에 성공했다.

나머지 3곳이 남아 있던 중 2019년 3월과 8월 두 곳이 합의했으며, 박씨 종돈장이 최후까지 버티다 이번에 합의하게 됐다.

종돈장 이전 보상비는 정산이 진행 중이어서 확정치는 아니지만 당초 계획 140억 원보다 30% 많은 40억 원이 더 소요된 180억 원 남짓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