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화요간부회의 주재하는 이용섭 광주시장

[프레스존] "종이없는 노트북 회의를 시작합니다"

9일 오전 광주시청 스피커를 타고 쩌렁쩌렁한 이용섭 시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중회의실에서 화요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시 공무원에게 세 가지를 주문했다.

대선공약 발굴이 하나요, 사회적 약자제품 우선 구매가 둘이요, 시정의 변화에 공직자가 중심을 잡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당부가 셋이다.

먼저, 9일로 차기 대통령선거가 딱 1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그러면서 광주 미래 도약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선 공약을 발굴하자는 당부가 이어졌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선거공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발표하리라는 움직임을 착안한 계산에 다름 아니다.

조만간 대선의 장이 펼쳐지면 광주시 미래 도약과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는 전략으로 비쳐진다.

때마침 행정부시장 주재로 ‘대선 공약발굴 기획방향 설명회 및 토론회’가 개최된다.

이를 계기로 삼아 광주전남연구원, 각계각층 전문가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실효성 있는 공약과제가 발굴되게끔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다.

또한 수도권, 다른 도시와의 관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광주전남 공동발전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와 전남 각자의 힘으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대규모 SOC, 초광역사업, 공항 이전 등 상생협력사업들을 전남도와 협업해 대선 공약으로 준비해주기 바랐다.

아울러 공약 발굴 이후에는 공론화로 완성도를 높이고, 지역 정치권과 긴밀한 협력으로 유력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이용섭 시장은 이어 사회적 약자 기업 제품 우선구매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번 주는 ‘코로나19 극복 특별주간’의 첫 번째 주간이라는 사실을 환기했다.

8일에는 조대 장미의 거리에 있는 영업장을 방문해서 상인들과 의견을 나눴다.

9일에는 전대후문 주변의 PC방‧오락실 등 문화시설을 찾아 어려움을 청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섭 시장의 안타까움이 진하게 묻어나온다.

우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장애인‧여성‧자활‧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약자기업의 경영 여건 또한 더욱 열악해졌다고 적시했다.

그런 가운데 사회적 약자 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과 소득 보장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음을 환기시킨다.

그러나 일반사업체에 비해 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아쉬움이 따랐다.

따라서 나눔과 연대의 도시 광주답게 공공 부문의 구매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용섭 시장의 바람이다.

전 실국과 산하 공공기관에서는 각종 서비스나 물품을 구매할 때 사회적 약자기업을 우선적으로 이용하자는 특별한 주문이라 읽혀진다.

장애인‧여성 등 분야별 총괄부서에서는 연간 구매 목표와 계획에 따라 우선구매율이 법정비율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관리해달라고 특정했다.

특히 구매 실적이 저조한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를 늘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아울러 지난 2월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제안된 우선구매 컨설팅 및 제품설명회 등을 통한 구매 활성화 방안도 적극 검토하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용섭 시장은 또한 공직자가 중심잡고 흔들림없이 나아가야 광주가 바뀐다고 역설했다.

지난 2년 8개월 동안 역대 어느 시장 때보다도 협치행정을 해오고 있다고 자평해 눈길을 끌었다.

도시철도2호선 착공, 광주형 일자리사업, 대구와의 병상연대, 장록습지 국가습지 지정, 무등산 난개발 방지를 위한 신양파크호텔 부지 매입 등이 모두 협치행정의 성과라고 규정했다.

종이없는 노트북 회의에서 세가지 주문하는 이용섭 시장

광주시정이 이처럼 달라졌다는 시각과 당당함을 강한 톤으로 내비쳤다.

그런데도 지금도 자기 생각이나 이해와 다르면 의혹부터 제기하는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못내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래도 경청하자는 말로 인내와 끈기를 내세운 점은 평가할 만하다.

중요현안에 사람마다 단체마다 광주를 사랑하는 방식과 가치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한 논거라 본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고 했다.

수많은 대안들 중에서 광주발전과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최적의 해법을 찾아 담대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요지다.

이용섭 시장의 결론을 옮기면 이렇다.

아무리 좋은 약도 조그마한 부작용은 다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작은 부작용은 다 있다.

이런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담대하게 나아가야 한다.

부작용만 얘기하는 목소리를 두려워하면 광주는 변화할 수 없고 경제적 낙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한 점 의혹 없이 옳은 길을 가면 훗날 역사와 시민들은 우리를 제대로 평가해줄 것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외로워도 꿋꿋이 혁신의 길을 가자.

앞으로도 오늘보다는 내일을 준비하는 일, 쉽고 편한 일보다는 어렵고 힘든 일, 인기있는 일보다 가치있는 일에 주력할 것이다.

종이없는 노트북 회의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