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인공증식에 성공한 기수갈고둥의 산란 장면

멸종위기 2급 해양보호생물 ... 소형연체동물도 복원 가능성 높여

[프레스존]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보호생물인 ‘기수갈고둥’의 인공증식 기술이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올해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어린 기수갈고둥은 1년간 실내 연구실에서 성장을 한 후 2022년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전남 보성에 방류될 계획이다.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 군산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전남 보성과 경남 고성에서 확보한 기수갈고둥 어미 개체 20마리에서 산란을 유도해 인공증식에 성공했다.

기수갈고둥은 갈고둥과의 연체동물로 기수역에 서식하는 갈색 고둥. 패각의 높이와 폭이 비슷해 전체적으로 작고 동글동글하다. 유속이 빠르고 자갈이 많은 하천의 기수역에 서식하며 부착 조류를 먹고 산다. 어린 개체는 9월께 알에서 깨어나 12년 정도 산다.

과거에는 마을 하천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하천 정비, 제방이나 보 설치 등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재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약 10년 전인 2010년대 초에는 서식처가 73곳에 이르렀는데 현재 51곳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12년부터 기수갈고둥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해왔고,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군산대학교 연구진과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공증식 기술을 개발해왔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군산대학교 연구진은 전남 보성과 경남 고성에서 확보한 어미 개체 20마리에서 산란을 유도해 유생을 확보한 후 수온, 염도, 빛, 사육밀도 등 부유유생의 착저를 유도하기 위한 사육조건을 연구했다.

부유유생의 착저는 부유생활하는 유생이 변태하여 바닥으로 내려앉아 기어 다니는, 어린 개체가 되는 과정이다.

또한 유생의 착저율이 높은 바닥면을 개발하고 어린 기수갈고둥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먹이를 조합했다.

그 결과 약 1,000개체가 어린 기수갈고둥(치패)으로 성장하면서 인공증식에 성공했다.

착저한 어린 기수갈고둥(치패)의 모습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전남 보성에 기수갈고둥을 방류한 후 서식처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인공증식 기술을 담은 매뉴얼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이번 기수갈고둥 인공증식 기술개발은 인공증식이 어려운 소형 연체동물의 복원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 바다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이를 제고하기 위해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연구와 보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