俊游 - 李建昌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2년 06월 03일(금) 13:56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俊游
준유

호쾌한 유람

-이건창(李建昌, 1852 ~ 1898)

俊游回首卽前塵
준유회수즉전진

돌아보니 호쾌한 유람
이미 옛날 되어

小病茅齋又一旬
소병모재우일순

초가에 앓아누워
벌써 열흘 지났네.

燕市酒闌懷舊雨
연시주란회구우

연경에서 비 오던 날
술 취한 일 그립고

浿江花好惜餘春
패강화호석여춘

패강에서 꽃 보던
좋은 시절 애석하네.

子綦*未必眞遺我
자기*미필진유아

자기*가 자신을
잊은 것이 아니고

鄧禹*如今解笑人
등우*여금해소인

등우*라도 오늘이면
날 비웃을 수 있을까?

還却書生風味澹
환각서생풍미담

서생의 취미
오히려 담백하니

筆牀茶竈自相親
필상다조자상친

책상과 차 부뚜막만
절로 서로 친하다네.

* 子綦(자기): 남곽자기(南郭子綦)의 준말. 전국 시대 사람으로 성은 남백(南伯) 또는 남곽(南郭)이다. 그는 책상에 기대고 앉아 집중된 정신과 고원(高遠)한 이상(理想)으로 고개 쳐들고 탄식하다가 자연(自然)의 묘(妙)를 깨달아 형(形)과 지(智)를 여의고 멍청한 몰골이 되어 신(身)과 심(心)을 빠뜨렸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소(疏)
綦 : 연두빛 비단 기, 신들메
* 鄧禹(등우) : 後漢(후한) 光武帝(광무제) 시절의 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