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의 漢詩산책] 途中卽事 - 金克己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2년 06월 22일(수) 08:03
途中卽事
도중즉사

길 걷다 문득 읊다.

- 김극기(金克己, 고려 명종조)

一俓靑苔澁馬蹄
일경청태삽마제

푸른 이끼 오솔길
말발굽 미끄럽고

蟬聲斷續路高低
선성단속로고저

매미소리 드문드문
길은 높고 낮네.

窮村婦女有多思
궁촌부녀유다사

궁한 시골 아낙
무슨 생각 그리 많아

笑整荊釵*照柳溪
소정형차조류계

버들 시내 바라보며
비녀 잡고 웃음 짓네.

[나웅인의 촌평]

澁 : 떫을 삽, 말하기를 꺼리다.
荊 : 모형 나무 형, 가시나무 형
釵 : 비녀 차
* 荊釵(형차) : 나무 비녀

무슨 미소인지?
알 수 없는 여인의 마음.

김극기(金克己, 고려 명종조)

노봉(老峰)김극기는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벼슬하지 못하고 있다가 무신들이 정권 다툼을 벌이던 고려 명종 때에 용만(지금의 평안북도 의주)의 좌장을 거쳐 한림이 되었다. 이후 금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왔다.
그는 벼슬에 연연하기보다는 산림에 은거하며 많은 문집을 남겼다. 특히 무신 난 이후 농민 반란이 끊임없이 일어나던 시기에 핍박받는 농민들의 모습을 시로 표현하여 농민시의 개척자로 불렸다. 여느 시인들처럼 관념이나 경치를 노래하기보다는 농민 생활의 어려움을 시로 생생하게 표현해 낸 것이다.

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광주 남구 봉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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