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의 한시산책] 次玉溜泉煎茶韻 - 梁大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01월 26일(목) 05:00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품천(品泉)

次玉溜泉煎茶韻
차옥류천전다운

-양대박(梁大樸, 1544 ~ 1592)


新試山中雪竇泉
신시산중설두천

산속 눈구덩이
샘물 새로 시험하니

陸郞*風韻政悠然
육랑*풍운정유연

육우의 풍치와 멋
진정 그윽하다.

龍團沸鼎香初動
용단비정향초동

용단차 끓는 솥
향기 갓 피어나고

玉乳*盈甌味更鮮
옥유*영구미갱선

사발 가득 옥유
맛 더욱 산뜻하네.

龍帽啜時將馭氣
용모철시장어기

모자 쓰고 차 마시니
바람타고 날아갈 듯

據梧吟處欲登天
거오음처욕등천

책상 기대 시 읊으니
하늘로 날아갈 듯.

皇華此日留題品
황화차일류제품

이 날 중국 사신
품평 남겼으니

名與中泠*一樣傳
명여중령*일양전

그 명성 중령과
하나로 전해지리.

* 옥류천(玉溜泉) : 황해도 평산 북쪽 총수산에 있던 샘물.
* 육랑(陸郞) : 육우(陸羽)
* 옥유(玉乳) : 옥 같은 돌 틈에서 솟는 샘물, 옥류천 암벽에는
중국 사신 유홍훈(劉鴻訓)이 쓴 ‘옥유영천(玉乳靈泉)’이라는 네 글씨가 새겨져 있음.
* 중령(中泠) : 중국 강소성 진강현 서북쪽 양자강 가운데 섬에 있는 샘.
이 샘물은 강물과 함께 흐르면서도 찬 맛을 그대로 지녀 차 끓이는데 천하제일이라는 명성이 있음.

출전 : 『청계집(靑溪集)』권 2

[감상평]

양대박(梁大樸, 1544 ~ 1592)

본관은 남원(南原). 자는 사진(士眞), 호는 송암(松巖)·죽암(竹巖)·하곡(荷谷)·청계도인(靑溪道人).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학관(學官)으로서 아들 양경우(梁敬遇)와 가동(家僮) 50명으로 의병을 일으켰다.
같은 해 6월 고경명(高敬命)이 담양에서 의병을 일으키자,
고경명을 맹주로 추대하고 유학(幼學) 유팽로(柳彭老)와 함께 종사관(從事官)으로 활약하였다.
같은 달 7일 군대를 정비하고, 이튿날 출정에 나서자 전주로 가서 의병 2,000명을 모집하기도 하였다.
이 때의 과로로 발병하여 진산(珍山)의 진중에서 죽었다.
1786년(정조 10) 10월 전라도 진사 이진희(李鎭熙) 등의 상언(上言)에 의하여 병조참의로 추증되었으며,
1796년 9월 보국숭록대부 판중추부사 겸 병조판서(輔國崇祿大夫判中樞府事兼兵曹判書)로 개증(改贈)되었다.
저서로는 『청계집(靑溪集)』이 있다. 시호는 충장(忠壯)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