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로 여는 아침] 비로소 - 권준영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03월 30일(목) 00:00

웃자란 생각들 잘라 내고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작노트]

오만 가지 생각 때문에 삶이 고단하고 힘겨울 무렵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되어 천사의 섬 순례길에 나섰습니다. 어느 작은 교회 앞마당에 서니 오랜만에 하늘이 보이더군요.
가지 치기로 뭉툭해진 나무의 새로 난 잎에 생명력이 넘쳐납니다.
시원하게 열린 푸른 하늘을 보니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렸습니다.

내 삶을 지배했던 수많은 생각 중에 쓸 만한 것이 얼마나 될까요?
얼마라도 있기는 한 걸까요?
내 영혼아, 왜 염려하고 불안해 하는가 혼자 묻고 답합니다.
근심 걱정만으로는 세상도, 내 삶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안 해도 좋을 걱정까지 왜 사서 하는지, 좋은 생각 접어 두고 어쩌라고 부질없고 헛된 생각에 사로잡히는지.
어느 스님은 오만 가지 생각 중 쓸 만한 것은 손가락 수만 못하다 했지요. 스티븐 코비는 열 가지 생각 중 아홉 이상은 부정적인 쪽이라 했고요.
틀린 말 아닌 성 싶습니다. 듣고 보니 동서양 막론하고 사람들은 너나 없이 헛생각을 많이 하나 봅니다.

시원하게 잘린 나무에서 답을 찾았죠.
가지 치기를 하기 전 헛자란 가지들이 하늘을 가렸을 때 보는 이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저 단정한 나무처럼 웃자란 생각들을 잘라 버리자 했지요. 비로소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등디카시촌 제공]



[권준영 이력]

무등디카시촌,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광주문협, 전남문협, 보성문협 회원
시가흐르는행복학교장
시집 뿔, 물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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