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揭內院壁上 - 櫟山 善影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05월 15일(월) 11:57

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揭內院壁上
게내원벽상

내원암 벽 위에 걸다.

역산 선영(櫟山 善影, 1792 ~ 1880)

無事又無事
무사우무사

일 없고 또
일이 없어

短笻飄遠風
단공표원풍

짧은 지팡이 쥐고
훌쩍 멀리 떠난다네.

蓮房茗供罷
연방명공파

연방에서
차 공양 마치니

秋雨滿山中
추우만산중

온 산 가득
가을 비 내리네.

출전 : 역산집(櫟山集)

[감상평]

역산 선영(櫟山 善影, 1792 ~ 1880)

스님의 법명은 선영(善影)이고 자(字)는 무외(無畏)이며 영허(映虛)는 법호이고 거처하는 방의 이름은 역산실(櫟山室).
12살 때, 경기도 양주 학림암(鶴林庵)에 들어가 용운승행(龍雲勝行) 선사 문하에서 머리 깎고 스님이 되었으며 성암덕함(聖巖德函) 선사에게 계를 받았다.
이어 화악지탁(華岳知濯) 대사에게서 선(禪)을 공부하였으며 마침내 21세 되던 해에 인봉덕준(仁峯德俊) 스님의 문하에서 건당(建幢)하고 법맥을 이었다.
청허(淸虛) 스님의 법계에 속하고 환성(喚醒) 스님의 5대 법손이다. 법계는 다음과 같다.
청허(淸虛)→편양(鞭羊)→풍담(楓潭)→월담(月潭)→환성(喚醒)→함월(涵月)→완월(玩月)→뇌묵(雷黙)→인봉(仁峯)→영허(映虛).
영허 스님은 젊은 시절을 주로 남쪽 지역에서 보내다가 만년에는 함경남도 안변군 석왕사 내원암에 들어가 생애를 마칠 때까지 주석하였다.
스님은 풍채가 좋고 음성이 웅장하면서도 맑으며 식견이 뛰어났다.
특히 강론을 잘하여 전국 유명 강원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곳곳에서 경론을 강의하였으므로 교학과 선(禪), 계율에 다 같이 조예가 깊었던 영허 스님은 12살 때 절에 들어가 산중생활을 시작한 이래 약 80년 가까운 세월을 수행과 교화에 바쳤다. 스님은 교학과 선을 아울러 공부하여 한 시대의 선교종장(禪敎宗匠)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특히 「화엄경」에 밝아 조계종사화엄강백(曺溪宗師華嚴講伯)으로 불리웠다.
영허 스님은 조선 고종 17년(光緖6, 1880), 설봉산 석왕사 내원암에서 나이 89세, 법랍 77년으로 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