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新居得石井 - 白光勳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09월 06일(수) 08:07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新居得石井
신거득석정

새집에 돌우물을 얻고 읊다

-백광훈(白光勳, 1537 ~ 1582)

古石苔成縫
고석태성봉

묵은 돌에
이끼 끼고

寒泉一臼深
한천일구심

찬 우물 하나
구멍 깊다

淸明自如許
청명자여허

맑고 밝기
절로 그러하니

照我十年心
조아십년심

나의 지난 십년 마음
비춰 주는 듯


백광훈(白光勳, 1537 ~ 1582)

본관은 해미(海美). 자는 창경(彰卿), 호는 옥봉(玉峯).
형인 백광안(白光顔)과 백광홍(白光弘) 및 종제 백광성(白光城) 등 한 집안 4형제가 모두 문장으로 칭송을 받았다.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 사람.
백광훈은 박순(朴淳)의 문인으로 13세 되던 해인 1549년(명종 4)에 상경하여
양응정(梁應鼎)·노수신(盧守愼) 등에게서 수학하였다.
1564년(명종 19)에 진사가 되었으나 현실에 나설 뜻을 버리고 강호(江湖)에서 시와 서도(書道)로 자오(自娛)하였다.
1572년(선조 5)에 명나라 사신이 오자 노수신을 따라 백의(白衣)로 제술관(製述官)이 되어
시재(詩才)와 서필(書筆)로써 사신을 감탄하게 하여 백광선생(白光先生)의 칭호를 얻었다.
백광훈은 1577년(선조 10)에 처음으로 선릉참봉(宣陵參奉)으로 관직에 나서고,
이어 정릉(靖陵)·예빈시(禮賓寺)·소격서(昭格署)의 참봉을 지냈다.
그는 최경창(崔慶昌)·이달(李達)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고 불리었다.
송시(宋詩)의 풍조를 버리고 당시(唐詩)를 따르며 시풍을 혁신하였다고 해서 그렇게 일컬었다.
또한 그의 시는 천기(天機)로 이루어진 것이라 평하였다.
백광훈은 이산해(李山海)·최립(崔岦) 등과 더불어 팔문장(八文章)의 칭호를 들었다.
글씨에도 일가를 이루어서 영화체(永和體)에 빼어났다.
별세한 뒤 1590년(선조 23) 강진(康津)의 서봉서원(瑞峰書院)에 제향되었다.
저서로는 『옥봉집(玉峯集)』이 있다.
현재 그의 유묵(遺墨)이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1981년 유물관이 건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