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제언] 지역소재 특수대학 특별지원책 필요하다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 경영학 박사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09월 18일(월) 16:53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 경영학 박사

특수목적대학으로서 지방정부 전라권에 유일하게 소재한 국가 기간 해운산업 인재육성의 요람 국립목포해양대학은 올 해로 건학 73주년을 맞으며, 약 25,000여 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해운·해양 산업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본 대학에서 배출되는 고급해기사들은 UN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한 국제표준교육모듈에 따른 교육을 받고, 바다를 통한 군수물자 및 원자재 수송 등에 공헌하며 국가안보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 학령인구 감소 및 글로컬로 함축되는 국가의 교육정책의 변화로 인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의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어,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해당지자체와 사회적 관심이 각별히 요망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신생아 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위기와 맞물러 지방대학들의 입학생유치가 힘들어지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교육부의 대학 글로칼 정책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 탄생되었으며 그 주된 내용은 학과 간, 대학과 지역산업간, 국내와 국외 간 벽을 허물고, 지자체 및 지역 산업계 등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즉, 교육부의 글로칼 선정대학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의 중심역할자로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대학 행·재정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함으로써 지자체 주도로 지역대학을 육성하고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그 요지이며, 국립대학의 재정지원을 교육부 대신 지자체가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뀐다.

정부의 이와 같은 새로운 교육정책은 인구감소로 나타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환경변화에서 나타난 방안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정책이 지방에 소재한 모든 대학에 획일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전남 목포에 기반한 국립목포해양대학은 교육부 국립학교 설치령 제16조에 따라 해기사교육을 받는 해사대학 재학생들에 대하여 입학금과 수업료의 대부분을 면제받고, 전원 기숙사에 입사하여 기숙사비, 피복비, 및 그 밖의 학비와 일부를 국고로부터 지급받고 있다.

학생들은 사관학교에 준하는 엄격한 규율의 아카데미식 교육을 받으며, 졸업이후 해상에서 3년간 승선근무 후에는 예비역으로 편입되어 군복무를 면제받는다는 점에서 일반 국립대학과는 교육제도가 현격한 차별성을 띠고 있다.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칼 대학이 선정되기 위해서는 지역에 산재한 국립대학들과의 통합이나 독자생존의 자체혁신안이 받아 들여져야만 한다. 자체혁신안도 주로 해당지역 산업체들과 유기적이고 혁신적인 네트웍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에 미치는 공헌도에 따라 평가되어 선정된다. 국립목포해양대학은 상기와 같은 특수한 교육제도와 졸업생들이 대부분 졸업이후 외항선에 승선하는 과정으로 진로가 결정되므로 글로컬 정부정책에 부합하기엔 매우 어려운 실정에 있다.

국·공립 대학 중 수년째 취업률 1위인 목포해양대학 입학생들의 약 7∼80%는 전국단위로 모집되고 있고, 졸업이후에도 국가의 전체를 포괄하는 전국규모의 해양·해운 산업체와 기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지역에 기반한 타 대학들의 경우 대부분의 입학생들이 해당지역 중심의 정주학생들이 지원한다는 면에서도 많은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인 해양수산부에서도 고급해기인력 공급정책이 관리 운영되고 있음은 국가안보와 산업원자재 수송 등의 중요성 때문이다.

인구감소로 야기된 시대적 교육환경여건 변화에 따른 대학생존전략은 1차적으로 대학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는 총장이하 각부처장들이 중심이된 교무위원들은 교직원들의 여론을 수렴, 자체 특수적 교육환경을 감안한 자체혁신안과 통합방안 등에 관해 진지한 전략수립에 매진하고 있으나 단기적인 해법도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통합은 각 대학이 처한 여건과 형평성 및 동문회 등의 의견 조정이 필요하여 쉽지 않아 보이며, 통합을 이행하더라도 전국규모의 특수목적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은 약해지고 지방대로서 대외적 이미지가 고착되어 입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자체혁신안으로 독자생존의 길을 택하는 경우 글로컬 정부재정지원 배제 또는 불투명으로 대학재정이 부실화되고 장기적인 생존유지가 어려워 보인다. 어느 길을 택하더라도 대학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할 경우 국가안보에 중요한 고급해기인력 공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직접적 경제적 파급효과의 영향을 받는 해당지역은 물론, 해기인력을 필요로 하는 국가 해운·해양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결국 전라권 유일의 특수목적교육기관으로서 국가 해운·해양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고급해기인력 공급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학자체내부의 혁신방안수립을 토대로 전남도, 해수부와 교육부의 중앙정부, 주요 수요자인 해운기업체 그리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병행되어야만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인 지원책은 특수목적대학으로서 법적인 명시와 글로컬정책 배제 및 국가재정지원보장 등의 특별법제정, 최근 여론화 되고 있는 해기사의 장기근속을 위한 근무환경 및 획기적인 복지개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실효성 있는 조속한 정책수립 지원이야 말로 전라권 유일 특수목적대학의 생존을 보장하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