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臘月 - 尹淳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12월 19일(화) 05:16

나웅인

臘月
납월

섣달

-윤순(尹淳, 1680 ~ 1741)

臘月淸江曲
납월청강곡

섣달
맑은 강굽이에

寒梅一樹開
한매일수개

찬 매화
한그루 피었네

陽和從此達
양화종차달

따스함
이를 따라 나와

春氣滿天廻
춘기만천회

온 세상
봄기운 돌아오리

* 臘月(납월) : 섣달
* 陽和(양화) : 양(陽)의 기운, 따뜻한 기운.
* 從此(종차) : 따라 나와.


윤순(尹淳, 1680 ~ 1741)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글씨의 대가.
시문과 그림에도 뛰어났으며, 양명학을 연구하여 시정 개혁을 주장했다.
본관은 해평. 자는 중화(仲和),
호는 백하(白下)·학음(鶴陰)·나계(蘿溪)·만옹(漫翁).
1712년(숙종 38) 진사시에 장원급제하고, 이듬해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부수찬에 등용되었다.
1723년(경종 3) 응교로 사은사의 서장관이 되어 청나라에 다녀왔다.
1727년 이조참판으로 대제학을 겸임하고, 이듬해 이인좌(李麟佐)의 난 때 감호제군사(監護諸軍使)가 되었다.
1729년 공조판서·예조판서를 지냈다. 1735년 원자보양관(元子輔養官), 1739년 경기도관찰사를 지냈다.
1741년 평안도관찰사로 있을 때 순찰 도중 벽동에서 죽었다.
조선시대 양명학의 태두 정제두(鄭齊斗)의 문인으로 양명학에 심취했다.
정제두의 제문(祭文)을 써서 양명학이 치양지의 심학임을 지적했다.
그는 〈잡식 雜識〉이라는 글에서 산림(山林) 선비들의 타락상을 개탄하고 이를 당쟁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북벌을 주장하던 송시열(宋時烈) 등 노론의 허위성을 폭로했다.
윤순은 시문과 산수·인물·화조 등의 그림도 잘 그렸지만, 특히 글씨에 뛰어났다.
18세 때부터 글씨 공부를 시작하여 한국의 서법과 중국의 서법을 아울러 익혔으며, 독특하고 한국적인 서풍을 일으켰다.
문하에 이광사(李匡師)가 배출되어 이를 계승했다. 글씨는 주로 중봉법을 고수했고 세속적 유행을 철저히 배격했다.
동기창·문징명·미불·소식·왕희지 등 옛 사람의 서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히 미불의 서체를 가장 많이 쓴 듯하다.
행서는 각 가의 장점을 조화시켜 일가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