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遣興 - 朴宜中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02월 20일(화) 05:00

나웅인 삼성한의원장

遣興
견흥

마음을 달래며

- 박의중(朴宜中, 1347 ~ 1403)


節序忽云暮
절서홀운모

시절이 홀연
저물었는데

客行何所之
객행하소지

나그네는
어디로 가야할까

一身長作梗
일신장작경

이 한 몸 오랫동안
떠도는 신세

雙鬢已成絲
쌍빈이성사

뒤 귀밑은 이미
흰 실이 되었구나

短帽風聲緊
단모풍성긴

짧은 모자에
바람소리 거세고

疏燈夜影遲
소등야영지

성긴 등잔불
밤 그림자 더디다

昨非今始覺
작비금시각

어제의 잘못
오늘에야 깨닫으니

事事不如期
사사불여기

일 마다 기대와
같지 않구나


* 節序(절서) : 절기의 차례.
* 作梗(작경) : 못된 행실을 하다, 방해하다.


[출처] 동문선(東文選) 제10권 -오언율시 -서거정(徐居正 1420년~1488년) 편찬

박의중(朴宜中, 1347 ~ 1403)
본관은 밀양(密陽). 초명은 박실(朴實). 자는 자허(子虛), 호는 정재(貞齋).
할아버지는 판도판서(版圖判書) 박화(朴華)이며, 아버지는 판도총랑(版圖摠郎) 박인기(朴仁杞).
이색(李穡)의 문인.
1362년(공민왕 11)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전의직장(典儀直長)으로 등용되었다.
그 뒤 헌납(獻納)이 되었고,
우왕 때 문하사인(門下舍人)·좌사의대부(左司議大夫)·대사성 등을 거쳐 밀직제학(密直提學)이 되었다.
1388년(우왕 14)에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
그들이 옛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설치한 철령위(鐵嶺衛)의 철폐를 교섭하여 성취하고 돌아와,
그 공으로 창왕 때 공신에 봉하여졌다.
그 뒤 예문관제학 겸 대사성이 되었다.
1392년(태조 1)에 조준(趙浚)·정도전(鄭道傳) 등과 함께 『고려사(高麗史)』를 수찬할 때,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그 공정성을 기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그 뒤 태종이 검교참찬의정부사(檢校參贊議政府事)를 내려 여러 번 불렀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특히, 성리학에 밝았으며 문장이 우아하기로 유명하였다.
시호는 문경(文敬).
저서로는 『정재일고(貞齋逸稿)』 3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