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和詠柳 - 崔均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04월 09일(화) 07:26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和詠柳
화영류

버들을 노래하다

-최균(崔均, ? ~ 1174)


造沕多情著柳梢
조물다정저류초

조물주 정도 많아
버들가지 붙여놓고

剪刀裁出更妖妖
전도재출경요요

가위로 잎 오려내니
참 예쁘구나

雪消暗膩黃金色
설소암니황금색

눈 녹으면 은은하게
황금빛 물들고

日暖輕拖碧縷條
일난경타벽루조

따스한 날 푸른 실가지
하늘거리누나

西子眉嚬如有恨
서자미빈여유한

서시가 한 있어
눈썹 찡그리 듯

小蠻腰細不勝嬌
소만요세불승교

소만의 가는 허리
교태를 못 이기네

冷官寂寞人稀處
랭관적막인희처

하찮은 관리도 없는
사람 드문 적막한 곳

幾被春風取次搖
기피춘풍취차요

얼마나 봄바람에
불려 흔들리려나


膩 : 미끄러울 리, 살찌다.
剪 : 자를 전.
* 剪刀(전도) : 가위.
裁 : 마름질 할 재
* 西子(서자) : 본명은 시이광(施夷光). 양귀비와 더불어 동양에서 미인의 대명사.
특히 병약한 미인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 소만(小蠻) : 당(唐)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희(侍姬). 허리가 가늘고 춤을 잘 추었다.
거이의 기생으로 번소는 노래를 잘하고, 소만은 춤을 잘했다.
그러므로 일찍이 그가 시를 짓기를, “앵도는 번소의 입, 버들가지는 소만의 허리”라 하였다.
* 冷官 : 한직, 지위가 낮아 보잘 것 없는 벼슬.

최균(崔均, ? ~ 1174)
전주(全州) 최씨(崔氏)의 시조. 자는 간유(幹儒).
인종(仁宗) 때 과거에 급제하여 소부주부(小府注簿)가 되고,
의종(毅宗) 때 재상 최윤의(崔允儀)의 천거로 합문지후(閤門祗候)에 제수되었다.
이어 예부시랑(禮部侍郞)으로 병마부사(兵馬副使)가 되어 서경을 공격하려고 화주영(和州營)에 들어갔다가
낭장(郎將) 이거(李琚)의 밀통으로 조위총의 장수인 김박승(金朴升), 조관(趙冠)에게 붙잡혀
병마사(兵馬使)인 대장군(大將軍) 이의(李儀)·어사(御使) 지인정(智仁挺) 등과 함께 살해되었다.
초서·예서에 능하였고, 최척경(崔陟卿)·최송년(崔松年)과 더불어 완산삼최(完山三崔)로 불렸다.
예부상서(禮部尙書)에 추증(追贈)되었다가 아들 최보순(崔甫淳)·최보연(崔甫延)이 크게 현달하여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로 가증(加贈)되었다.

[출처] 동문선(東文選) 제12권 -칠언율시 -서거정(徐居正 1420년~1488년) 편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