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次韻金中賢齊顔 - 李存吾 차운김중현제안 - 이존오 /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10월 14일(월) 08:06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次韻金中賢齊顔
차운김중현제안

김중현 제안의 시에서 운을 빌어

이존오(李存吾, 1341 ~ 1371)

不須揩眼苦看書
불수개안고간서

모름지기 눈 비비며
책만 볼 것 아니고

隨意呤哦亦自如
수의령아역자여

뜻 따라 읊조림
역시 자연스럽거늘

黃爲園林淸晝永
황위원림청주영

꾀꼬리 우는 숲
맑은 낮은 길어

偶然乘興愛吾廬
우연승흥애오려

우연한 흥취에
내 집을 사랑하네

* 愛吾廬(애오려) : 내 집을 사랑하네.
도연명의 시에, ‘뭇 새들은 의탁할 데 있음을 기뻐하는데, 나도 또한 내 집을 사랑하네[吾亦愛吾盧].’ 한 부분을 차용.


이존오(李存吾, 1341 ~ 1371)
본관은 경주. 자는 순경, 호는 석탄·고산.
1360년(공민왕 9) 문과에 급제한 뒤, 수원서기를 거쳐 사관이 되었다.
1366년 우정언이 되어 신돈의 횡포를 규탄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샀으나
이색(李穡) 등의 변호로 극형을 면하고 장사감무로 좌천되었다.
후에 석탄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울분으로 병이 나서 죽었다.
신돈의 전횡을 풍자한 시조 1수를 비롯하여, 〈청구영언〉에 시조 3수가 전한다.
그의 시조에는 당대의 격동이 자연에 비유되어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조선 시대에 들어와 사대부 시조의 기본 방향을 보여주는 시발점이 되었다.
문집으로 〈석탄집〉 2권이 전한다. 대사성에 추증되었다.
여주의 고산서원, 부여 의열사, 무장 팔충현사에 봉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