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鄭中丞月下撫琴 - 閔思平 정중승월하무금 - 민사평 /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10월 22일(화) 06:11

나웅인 삼성한의원장

鄭中丞月下撫琴
정중승월하무금

정 중승(中丞)이 달빛 아래 거문고를 타다

- 민사평(閔思平, 1295 ~ 1359)


蟾影圓流露桂枝
섬영원류로계지

달무리 진 계수나무
가지엔 이슬 맺고

夜深斗覺爽襟期
야심두각상금기

밤 깊어 문득
마음 상쾌하던 그때

世人誰是知音耳
세인수시지음이

세상 그 누가
이 음률 알아줄까

一曲廣陵空自知
일곡광릉공자지

한 곡조 광릉산을
부질없이 혼자 듣네


* 中丞(중승) : 고려 시대 御史臺(어사대)의 종4품 관직. 御史中丞이라고도 불림.
* 斗覺(두각) : 홀로 깨우침.
* 爽襟(상금) : 마음 상쾌함.
* 知音(지음) : 伯牙(백아)의 거문고 연주를 알아준 鍾子期(종자기)의 고사에서 기인한 단어.
* 廣陵散(광릉산) : 혜강(嵇康)이 형(刑)을 당하여 죽을 때에 거문고를 한 곡조 타면서, “이것이 광릉산(廣陵散)이란 곡조인데 전일에 원효니(袁孝尼)가 나더러 가르쳐 달라는 것을 아껴서 불응하였더니, 이제 이 곡조가 인간에서 아주 끊어지는구나.” 하였다.


민사평(閔思平, 1295 ~ 1359)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탄부(坦夫), 호는 급암(及庵).
어려서부터 재능과 도량이 있었다. 학문이 일취월장하여 산원, 별장에 임명되었으나 취임하지 않았으며, 충숙왕 때 문과에 급제, 예문춘추관수찬(藝文春秋館修撰)을 거쳐 예문응교(藝文應敎)·성균대사성이 되고, 1344년(충혜왕 5) 감찰대부(監察大夫)를 역임한 뒤 여흥군(驪興君)에 봉해졌다.
충정왕을 따라 원나라에 들어갔던 공으로 충정왕이 즉위한 1348년 도첨의참리(都僉議參理)가 되었으며, 그 뒤 수성병의협찬공신(輸誠秉義協贊功臣)의 호가 내려졌고, 찬성사상의회의도감사(贊成事商議會議都監事)에 이르렀다.
성품이 온아하며 친척들과 화목하고 교유를 잘 하였으며, 관직에 있을 때도 일을 처리하는 데 모나지 않았다. 시서를 즐기고 학문에 열중하여 당시 이제현(李齊賢)·정자후(鄭子厚) 등과 함께 문명(文名)이 높았다. 『동문선(東文選)』에 민사평의 시 9수가 전한다. 저서로는 『급암집(及菴集)』이 있으며, 보물 제708호[지정명칭은 급암선생 시집(及菴先生詩集)]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