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秋夜有懷 - 李婷 추야유회 - 이정 /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12월 03일(화) 06:13

나웅인 삼성한의원장

秋夜有懷
추야유회

가을밤의 회포

이정(李婷, 1455 ~ 1489)

雙鬢白已盡
쌍빈백이진

두 귀밑머리
이미 다 세었거니

悠悠此夜心
유유차야심

헤아릴 수 없었던
그날 밤 심사

天邊一行雁
천변일행안

하늘 가 한줄기
기러기 날고

霜外數聲砧
상외수성침

서리 밖 두어 곳
다듬이질 소리

庭樹生秋影
정수생추영

뜰 나무엔
가을 그림자

簷雲起夕陰
첨운기석음

처마 구름
저물녘 인다

相思意不盡
상사의부진

서로 그리는 맘
그칠 길 없어

回首憶君吟
회수억군음

머리 돌려 그대 그리며
시를 읊는다


이정(李婷, 1455 ~ 1489)

조선 전기의 왕족이자 시인.
세조의 장손이자 추존왕 덕종(의경세자)과 소혜왕후 한씨(인수대비)의 장남이며 성종의 친형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해 종학에 들어가서 배웠고 경사자집을 두루 섭렵했다.
성품은 침착 결백하고 술을 즐기며 산수를 좋아했다고 한다.
'월산(月山)'이란 군호와 '풍월정(風月亭)'이라는 호 답게 일생을 자연 속에 파묻혀 지냈다.
부드럽고 율격이 높은 시를 쓰면서 풍류객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군이었으다.
지극한 효우 정신과 시 문학적 소양을 인정받아 효문(孝文)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특히 시와 문장이 명나라에까지 명성이 높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