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PA, 박람회장 선투자금 3천658억원 상환 압박 정부 내년도 세입으로 반영 예산 확정 ... 묘수 없나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12월 17일(화) 15:41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시설 선투자금 3천658억 원을 내년까지 상환할 부담 떠안긴 여수세계박람회장

2030년부터 10년 분할 상환 ... 기획재정부에 요청


[프레스존=배진희 기자] 여수광양항만공사(YGPA)가 내년 중 여수세계박람회 선투자금 3천658억 원을 상환하게 돼 재정압박이 상당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가 내년 정부 예산안 편성 당시 세입 예산으로 계상한 여수세계박람회 선투자금 3천658억 원이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돈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과정에서 정부에서 선투자한 것으로 지난해 박람회장을 인수한 여수광양항만공사로부터 이를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선투자는 국제 행사 등 개최 시 총사업비 중 일부를 정부가 투자 형식으로 지원하는 자금이다. 이 자금은 이후 입장료 수입, 관련 시설 임대·매각 수익을 활용해 상환한다.

해양수산부 고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선투자금을 상환받도록 돼 있어 여수광양항만공사로서는 상환 기한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박람회장은 애초 재단법인이 운영했으나 2022년 11월 여수세계박람회 관리와 사후 활용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이듬해인 2023년 5월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올해 박람회장에 220억 원을 투입하고도 임대나 주차장 운영으로 거둔 수입은 70억 원에 불과해 자체 재원으로 이를 상환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점을 감안, 박람회장 시설 전체 매각도 추진했으나 마땅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공매가 5차례나 무산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상환할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연간 이자만 16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상환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이를 해결할 방법을 해수부에 건의하고, 지역 정치권과 지역사회까지 나서 정부에 상환 유예 등을 호소한 바 있다.

게다가 막판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는 최근 대통령 탄핵 사태와 맞물리며 야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하는 바람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따라서 항만공사 측은 박람회장 사후 활용 마지막 기회가 될 마스터플랜 용역이 내년 말 확정·추진돼 수익을 창출할 때까지만이라도 상환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행사가 끝난 지 12년이 되도록 시설물 활용에 실패한 부담을 고스란히 지역사회 전체가 떠안게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 2029년까지 추진하는 항만 개발사업 등에 연간 2,00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2030년부터 10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요청하며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라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