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시] 病中書懷 - 鄭希良 병중서회 - 정희량 / 옮긴이 - 노주 나웅인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5년 01월 21일(화) 05:53

나웅인 삼성한의원장

病中書懷
병중서회

병중에 회포를 읊다

정희량(鄭希良, 1496 ~ 1502)

落日關山瘴霧橫
락일관산장무횡

해 저무는 관산엔
짙은 안개 끼고

角聲凄冷動邊城
각성처랭동변성

처량한 피리 소리
변방 성에 울리누나

將軍翠幕開淸宴
장군취막개청연

장군은 푸른 장막
맑은 잔치 열고

覊客西風對短檠
기객서풍대단경

나그네는 서쪽 바람에
낮은 등잔 바라보네

詩句却因愁裏得
시구각인수리득

시 구절은 오히려
시름에서 나오고

旅情多是病中生
여정다시병중생

나그네 정은
병중에 생기는 것

明時魑魅憎相伴
명시리매증상반

밝은 날에 도깨비와
함께 하는 것 싫어서

悶默空齋獨自驚
민묵공재독자경

고요한 빈 서재 앉아
홀로 스스로 놀란다네

* 魑魅(리매) 산이나 내에 살면서 사람을 홀려 해친다는 도깨비


정희량(鄭希良, 1496 ~ 1502)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순부(淳夫), 호는 허암(虛庵).
김종직(金宗直)의 문인. 1492년(성종 23) 생원시에 장원으로 합격했다.
성종이 죽자 태학생(太學生)·재지유생(在地儒生)과 더불어 올린 소가 문제되어 해주에 유배되기도 했다.
1495년(연산군 1)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 이듬해 예문관검열이 되고, 승문원의 권지부정자에 임용됐다.
다음 해 선무랑·행예문관봉교로서 『성종실록』 편찬에 참여했다.
무오사화 때는 사초문제(史草問題)로 윤필상(尹弼商) 등에 의해 신용개·김전 등과 함께 탄핵을 받았다.
그런데 난언(亂言)을 알고도 고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장(杖) 100, 유(流) 3, 000리의 처벌을 받고
의주에 유배됐다가, 1500년 5월 김해로 이배됐다.
이듬해 유배에서 풀려나 직첩을 돌려받았으나 대간 홍문관 직에는 서용 될 수 없게 됐다.
그해 어머니가 죽자 고양에서 수분(守墳)하다가, 산책을 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총민박학(聰敏博學)하고 문예에 조예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음양학(陰陽學)에도 밝았다.
영달에는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저서로 허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