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헌법 파괴자의 최후, 대통령 파면이 주는 교훈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 헌법 법률 무시하는 괴물들 퇴치 숙제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5년 04월 04일(금) 23:57

배병화 /프레스존 주필. 법학박사

헌재, 윤 파면에 방방곡곡 환호
국회소추인단 탄핵사유 '인용'
피청구인측 주장들엔 '불인용'
헌법 유린 도발 감시, 응징을


헌법 파괴자 윤석열이 마침내 대통령이라는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에, 이로 인해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를 당한지 111일 만이다.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기관인 헌법재판소의 명쾌한 탄핵심판을 통해서다.

이로써 탄핵소추의 피청구인 윤석열은 3년 전 대통령에 취임하며 국민 앞에 약속한 선서를 깡그리 뭉갠 장본인으로 역사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성적 판단에 입각한 대다수 국민들은 4일 헌재의 탄핵 인용을 쌍수로 반기며 그를 퇴물로 낙인찍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터다. 이 시대의 최고의 법률가인양 거드름을 피우던 그가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여”라는 약속을 헌신짝 던지듯 헌법과 헌법정신을 마구잡이로 유린하고 훼손해 당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헌재는 탄핵소추의 쟁점으로 찬성과 반대 논리에 휩싸인 5가지에 대해 모두 국회 소추인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테면 비상계엄이 고도의 통치행위여서 심사의 대상이 아니어서 적법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거나 소추절차의 부적격이라거나, 국회의 소추 결의가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투의 피청구인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추인단이 주장한 논거가 모두 옳다는 판단이다. 법적 생각을 하는 보통사람들조차 이를 판단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법한, 지극히 간단하고 명료한 법률 해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터다.

마침내 헌재는 건전하고 이성적인 국민의 소망을 저버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 심리가 길어지고 선고 일정이 늘어지는 바람에 구구한 억측이 없지 않았지만 헌법 수호기관으로서 책무를 잊지 않은 듯하다. 재판관의 추천 과정이나 임명 배경, 재판의 심리나 판결 성향에 따라선 인용, 기각, 각하로 엇갈리리라는 세간의 갈라치기는 단지 기우에 그쳤다. 4대 4, 5대 3으로 기각이나 각하일 것이라는 탄핵 반대 측의 억측은 8대 0이라는 재판관 전원일치 인용으로 결말이 지어졌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의 범위 안에서 그 정당성, 위법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한다. 야당의 법률안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 요구나 거부로 국회의 입법 활동을 한사코 제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선관위를 공격하거나 독립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점, 무엇보다 선관위의 선거관리에 아무런 하자가 없음도 명쾌하게 정리했다. 정상적이며 이성적 법률적 마인드를 지난 이들이라면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며 심리한 내용을 일일이 다 열거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을 만큼 훌륭한 판결이라는 데 이의를 달 수 없으리라.

문제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헌법을 유린하고 파괴한 윤석열을 두둔하는 세력이 엄존하다는 점이다. 패악의 그를 구하려 숫제 거짓을 일삼고 폭력과 폭력성 발언, 사실상 2차 내란이라도 감행하려던 정당, 정치인이 엄존한다는 사실이다. 헌법파괴자를 여지껏 당원으로 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 내란 선동의 미치광이 종교 지도자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 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공격하고 파괴하자는 이들을 부추기는 극우 유튜버들과 보수편향 언론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패악질을 결코 잊어선 안 될 일이다. 국민의 기억 속에 속속들이 쟁여놓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둠으로써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유린하려는 도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슴 깊이 교훈으로 새겨 둬야 마땅하다. 국민들은 앞으로도 두 눈 부릅뜨고 반민주적 생각, 반헌법적 행동에 나서는 정당이나 정치인, 몰지각하고 몰염치한 시민들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심판함에 주저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