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 칼럼] G-콘텐츠의 핵심 ‘오월 예술관’ 설립하자 김영순 광주문화재단 전문위원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
2025년 05월 17일(토) 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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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예술로 승화시켜,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과 공감의 언어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창작된 예술은 어느 한 특정공간에서 계속적으로 공연되고 전시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광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광주의 오월 정신을 감동과 함께 전달해야 한다. ‘5월 예술관’은 단순한 전시장이나 공연장이 아니다. 5월의 기억을 예술로 새기고, 그 의미를 국내외 관람객에게 지속적으로 전할 수 있는 상설 문화 공간이다.
이런 공간이 왜 필요한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좋은 사례다. 이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연대, 그리고 기억의 윤리를 그려냈다. 이 소설은 한국에서만 수십 만 부가 팔렸고,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등 13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의 독자들을 울렸다. 이제는 5월이 단순한 추모나 계승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 재해석과 감성적 전달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한강이 해낸 것이다. 문학이란 매개체를 통해 광주의 오월을 전 세계에 쏘아 올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척척하게 적셨다. 다시는 인류에게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함을 문장으로 알린 것이다. 이제 그 보폭을 늘려야 한다. 회화, 설치, 사진, 연극, 음악, 영화, 영상 등 더 다양한 예술 언어로 광주의 오월을 확장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시켜야 한다. 그리고 적잖게 예술창작물이 나와 있다. 문학으로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이 있으며 ‘님을 위한 행진곡’, ‘오월의 노래’, ‘광주출전가’(음악), ‘택시운전사’, ‘꽃잎’, ‘화려한 휴가’, ‘아들의 이름으로’(영화), ‘금희의 오월’, ‘봄날’, ‘뮤지컬 광주’(연극) 등이 있다. 오월미술로는 벽화, 판화, 조형, 그림, 미디어아트 등이 다수 있다.
우리는 왜 계속해서 5월을 예술로 만들고 보여줘야 하는가. 그것은 고통을 기억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망을 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오월 예술관’이 광주의 오월을 예술로 품어내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공간으로 역할해야 한다. 광주의 예술인들이 재해석한 5월 작품뿐만 아니라, 국내외 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시선으로 5월을 바라보고 성찰하며 미래 우리를 조망하는 장의 마련이 필요하다. 장소는 현재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자리면 좋겠다. 수장고 확충사업에 따라 치평동 소재 5·18교육관 부지로 이전될 예정이라 그 공간이 빌 공산이 크다.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 오월에 관한 예술집합체를 모아 상설적으로 선보이면 좋겠다.
오월 예술관은 역사의 원형을 역사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가교다. 옛 도청복원과 더불어 광주를 찾는 외국인과 외지 방문객들에게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적절한 5월 문화 콘텐츠다. 이 콘텐츠는 K-콘텐츠에 뒤지지 않는 G-콘텐츠로 발돋움하며 5월 정신을 지키는 수장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을 바로 세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광주의 정신을 다음 세대와 세계인에게 감동적으로 전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창조적인 방식인 것이다. 광주에, 그리고 이 시대에 ‘5월 예술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오월 예술관’은 5월을 기리는 가장 품위 있는 방식이자, 가장 넓고 깊은 방식이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