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존 초대석] 구충곤 광양경자청장, 정치·행정력 겸비 "광양만권 성장 이룰 터"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5년 05월 19일(월) 19:48

프레스존과 대담하는 구충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57.08㎢ ... 산업·물류·관광·정주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경제지구로 발전

지난 20년 간 광양경자청은 기업 473개와 25조 8천억원 투자유치, 약 51,000개의 일자리 창출

기능성 화학, 소부장, 수소, 이차전지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가속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단 등 대미 수출비중 높은 만큼, 외부 변수에 전략적 대응 필요

도의원, 도립대 총장, 화순군수 경험 ... 향후 광양만권의 전략산업 유치와 운영에 큰 도움 기대

여수화양복합관광단지 비치콘도 기공식

[프레스존] 구충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은 정치력과 행정력이 자신의 자산이요 경쟁력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순군정을 8년간 이끌던 그가 이제는 광양만권의 경제허브 도약을 꿈꾸는 전문 경영인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구 청장은 사람을 중심에 둔 행정,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유연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산업과 물류, 관광, 정주 기능이 어우러지는 여수 순천 광양 하동 일원에 국내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을 찾아 나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레스존 배병화 주필은 5월 12일 창간 5주년을 맞아 구충곤 청장과 인터뷰를 갖고 광양만권의 미래상과 국내외 투자유치 상황, 미국의 보호무역 및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어떤 곳인지 간략히 소개하자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10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여수·순천·광양시와 경남 하동군 일원의 57.08㎢에 걸쳐 산업·물류·관광·정주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경제지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7개의 산업단지(세풍, 율촌1·2, 해룡, 황금, 대송, 갈사만)를 중심으로 관광단지(화양, 경도, 두우), 물류단지(광양항 배후단지 등), 정주단지(신대, 선월하이파크)를 연계하며 ‘미래산업·해양관광 거점으로 도약하는 경제허브’라는 비전 아래 유기적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광양경자청은 종합개발계획 수립, 산업단지 및 배후단지 조성, 투자유치, 기업지원, 물동량 창출, 민원서비스까지 전방위적 행정 지원을 통해 경제자유구역의 실질적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닌 전략적 기획조직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 전남 지역 산업경제에서 광양만권의 비중이 크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주요 성과가 있다면

"광양만권은 철강과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지역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이라는 국가급 산업 인프라가 입지해 있습니다. 여수광양항은 연중 360일 가동이 가능한 천혜의 항만이며, 고속도로, 철도, 공항과 연계된 뛰어난 접근성과 80만 명 이상의 풍부한 인력 자원은 광양만권의 산업적 경쟁력을 뒷받침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기존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기능성 화학, 소부장, 수소, 이차전지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HY클린메탈,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전주기 생태계가 광양만권에 집적되고 있으며, 다수의 중소 정밀소재 기업과 글로벌 부품소재 기업들도 잇달아 입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광양경자청은 기업 473개와 25조 8천억원을 투자유치하고 약 5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32개 기업으로부터 2조 7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1,6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이는 광양경자청 개청 이래 최대 실적으로, 전략 산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기업 중심 행정이 만들어낸 대표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에코텍, 전남클라우드데이터센터,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의 대규모 투자 사례는 광양만권의 산업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전략적인 IR 활동과 기업 맞춤형 투자유치 노력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단순한 투자금액 확대를 넘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루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광양만권의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산업, 어떻게 키워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광양만권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이 율촌산단과 세풍산단을 중심으로 집적되어 있으며, 소재 가공, 전구체 생산, 리튬 정제, 재활용까지 포괄하는 <전주기 밸류체인>이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있습니다.

광양경자청은 산업단지 공급을 단순한 개발 개념에서 탈피하여, 전략적 산업 생태계 기반 구축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 외투기업 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단지 조성, 산업용지의 선제적 확보와 기반시설 정비 등 제도적·행정적 장치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으며, 국내외 첨단소재 기업 유치와 인허가 지원, 투자 이후 정착까지 전 주기에 걸쳐 기업 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산업 거점지로서 광양만권 홍보하는 구충곤 광양경자청장(왼쪽)

특히 율촌 1산단은 포스코그룹 외에도 중국계 글로벌 기업인 나라다 에너지가 참여하여 글로벌 ESS 수출 전진기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은 광양만권이 ‘K-배터리 산업의 심장’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 앞으로 10년, 20년 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있을까?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의 미래은 ‘대한민국 남해안의 초광역 복합경제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닌, 산업·정주·물류·관광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공간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형 경제자유구역 모델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이차전지, 기능성화학, 수소 그린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기반으로 한 혁신클러스터가 조성되고, 광양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스마트 물류 운송체계가 완비될 것입니다.

또한 신대·선월 정주단지를 중심으로 2만 세대 이상 수용 가능한 주거기반이 완비되고, 경도·화양·두우에 이르는 남해안 관광벨트는 국내외 장기체류 관광객 유치가 가능한 고품격 복합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다. 산업과 사람이 공존하고,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새로운 기준을 광양만권에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무역, 관세 정책이 철강·화학 산업에 부담을 주고 있는데, 어떤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관세 부과 확대 등은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의 수출 경쟁력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광양만권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단 등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외부 변수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광양경자청은 고부가가치 철강 소재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해양플랜트, 친환경 선박, 전기차 경량화 소재 등 글로벌 수요 확대 산업과의 연계 전략을 추진 중이며, 기술력 중심의 중소 철강기업 유치와 R&D 집약형 기업 생태계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정밀화학, 이차전지소재, 고기능성 플라스틱 등 차세대 수요 중심의 산업재편을 유도하고, 수소·CCUS(탄소포집·저장활용)·바이오플라스틱 등 탄소중립 기반 산업으로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전환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글로벌 ESG 규범에도 대응 가능한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걸로 아는데,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요

"광양경자청은 세계 시장 재편 흐름에 대응해 일본,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전략 국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해외 IR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 도쿄, 나고야에서 주요 부품소재 기업들과 투자상담을 진행했고, 지난 4월에는 나고야·오사카 지역의 정밀기술 강소기업들과 맞춤형 협의를 통해 MOU 3건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메탈 잉크젯 회로기판 기술을 보유한 엘레펀테크, 덴소 협력사 수기에 세이키, 이토정밀 등 일본 유망 기업들과 기술협력 및 합작법인 설립 방안을 논의했으며, 광양만권 내 투자 및 협력사 발굴을 위한 기반도 다졌습니다. 이번 MOU 체결은 광양만권이 단순 생산거점을 넘어, 첨단 정밀소재 산업벨트로 도약할 수 있는 기술·산업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올 3월 초 인터배터리 부문 투자유치 홍보 나선 구충곤 청장(사진 오른쪽 앞줄) 등 광양경자청 임직원

올해 초 중국 상하이·항저우를 찾아 LD그룹, 중산그룹 등과 ESS 수출기지 조성을 논의해 나라다에너지로부터 5천만 불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했고, ESS 제조공장이 율촌산단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는 광양만권이 글로벌 에너지 산업 공급망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이 밖에도 5월에 중국, 영국, 6월에 인도네시아 출장도 예정되어 있어 수소·화학·에너지소재 분야의 중장기 협력 기반을 구축 중입니다. 광양경자청은 외투기업 전용 단지 조성, 기회발전특구 확대 등을 통해 광양만권을 글로벌 전략산업의 중심지로 키워갈 계획입니다."

-. 그간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아온 걸로 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가요?

"지금까지 전남도의회 의원, 전남도립대학 총장, 그리고 화순군수로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행정 전반에 걸쳐 깊이 있는 경험과 인맥을 쌓아왔습니다. 특히 화순을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경험은 광양만권의 전략산업 유치와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해상운송시스템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물류, 해운, 첨단기술을 융합해 광양만권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산업단지 관리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과의 소통입니다. 사람을 중심에 둔 행정,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유연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광양만권이 ‘기업이 성장하고, 주민이 정착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