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점 깔고 뒀으나 한돌 실수로 승리 따내

2국은 19일 서울서 맞바둑으로 '흥미진진'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하게 1승을 따낸 인간.

이세돌 9단이 18일 또다른 인공지능 한돌과의 세 차례 대국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세기의 대결에 또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결과는 첫 승을 이세돌이 가져갔다.

이세돌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3년 전 호선으로 대결했던 알파고와의 대결과 달리 이날 대국은 이세돌이 2점을 깐 상태에서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공지능의 우세를 인정하는 수치인데, AI 한돌은 중반 전투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승부가 단명국으로 끝났다.

25년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하면서 처음 2점을 깐 이세돌은 이날 3귀를 차지하면서 차분하게 출발했다.

포석을 마친 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첫 번째 승부처는 우변에서 발생했다.

이세돌은 우변 자신의 돌을 돌보는 대신 상변에 집을 마련했고 한돌은 우변 흑돌을 둘러싸고 공격에 들어갔다.

그러나 흑돌을 공격하던 한돌이 큰 착각을 일으켜 자신의 돌이 잡히는 '장문'을 한돌이 파악하지 못해 공격하던 요석 3점을 오히려 죽여 버렸다.

승률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친 한돌은 몇 수를 더 두다가 항복하고 말았다.

한돌은 IT기업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한돌은 올해 1월 국내 톱5 프로기사들과 릴레이 대국을 벌여 전승을 거뒀다.

지난 8월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선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세돌이 1국을 이김에 따라 2국은 19일 치수고치기로 한돌과 맞바둑으로 둔다. 2국에서 이세돌이 진다면 3국은 1국처럼 두 점 접바둑으로 신안 엘도라도 리조트로 자리를 옮겨 둔다.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은 기본대국료 1억5천만원을 받고, 1승 할 때마다 5천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한국 간판으로 활동해온 이세돌은 한국기원과 상금 공제를 놓고 갈등 끝에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로써 24년4개월이란 현역 프로생활을 마무리하고 전격 은퇴했다.

배병화 기자 bh1200@daum.net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