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통과 '호남고속도 확장 지연' 두고 광주시 책임 논란 정준호 국회의원·광주시의회 잇단 비판…강기정 시장 "국비 비율 늘려야"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5년 06월 23일(월) 12:22

호남고속도로 확장 구간

광주시가 분담금 집행 안 해 "추경 379억 원 날렸다" 지적
시비 : 국비, '5:5'론 재정여건상 감당 어렵다는 게 시 입장


[프레스존' 광주시민의 숙원인 호남고속도로 도심 통과 구간 확장 사업의 국비 전환을 놓고 이 사업에 관련된 광주 북부 지역 정치권과 광주광역시 사이 책임 공방이 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2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 예산 379억 원이 정부 추경안에서 전액 감액됐다"며 "최소한의 분담금만 집행했더라면 추경안에서 예산 감액은 없었을 것"이라고 광주시를 비판했다.

정준호 국회의원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광주시가 (채무 비율이 높은) 재정상 문제 등으로 기존 국·시비 5대 5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보고 전액 국비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액 국비 반영이 어려울 수 있으니 국·시비 7대 3 또는 8대 2 등 접근을 시에 제안했지만, 광주시는 전액 국비 추진을 고집해 예산이 삭감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상임위 추경 심사에서 379억 원 예산 부활을 추진해보겠지만, 가덕도 신공항 예산과 연계돼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협약을 맺은 상태에서 전액 국비 반영도 선례가 없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무조정실 등 협의체 구성 시 최소 8대 2 부담률은 해볼 만하다고 판단되나, 광주시가 전액 국비 반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착공이 지연되면서 광주시는 도로공사 측으로부터 손실금 등 100억 원을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성토했다.

광주 북구 출신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도 이날 임시회 개회사에서 "예산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 광주시가 단 몇 억 원도 집행하지 않음으로써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아 추경안이 삭감됐다"며 "시민의 고통을 외면한 광주시의 무책임하고 소극적인 행정으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광주시의회 임시회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시의회 발언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강 시장은 "지방채 발행을 통한 재원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호남고속도로 확장 문제만 하더라도 5년 동안 50% 광주시 부담 시 4천억여 원을 부담해야 해, 매년 1천억 원 지방채 발행해 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확장사업을 5 대 5 비율로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어 다각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어느 시점에 시작할 것인가 시민의 이익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이번 추경 정부 예산이 불용될 수밖에 없더라도 이조차 시민의 이익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의 이 발언은 현재의 시비 부담이 높은 방식을 국비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 추진 방향을 조정하겠다는 복안을 공식화한 것으로, 이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주의 도심 교통난이 가중된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산월IC 구간은 5년 연속 서비스 등급에서 최하위인 'F 등급'을 받는 등 매년 교통량이 증가해 확장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비 50％, 시비 50％가 투입되는 공사비용은 최초 2천763억원으로 책정됐으나 타당성 재조사가 두 차례 이어지면서 7천934억원까지 불어났다.

광주시는 시가 분담해야 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올해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자 추경안에서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67억 원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 측과 서류 보완 문제로 늦어졌으나 빠른 시일내에 집행할 예정이다"고 발혔다.

그러면서 "올 추경안에서 사업비가 삭감된 데 대해서는 시 예산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