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독병원 주변 10여 년 만에 ‘썩은 냄새’ 사라지다 남구청-병원, 양림로 39 일원 하수관로 130m 개선 이어 정화조 악취 탈취 작업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2025년 11월 25일(화) 19:14

광주기독병원 정화조 2개 개선 전 모습

남구 최초 저감방식 시행 두 달째, 악취 해결 성과 거둬
김병내 구청장, 홍보실·하수팀·환경보존팀 협력에 '지원군'
양림·사직·백운·월산동 일부, 분류식화 하수관 사업 시급


[프레스존] 10여 년 동안 코로 숨쉬기 힘들 만큼 악취가 심했던 광주 남구 기독병원 주변이 구청과 병원 측의 협력과 개선 사업을 통해 하수구와 정화조의 악취를 잡아 골칫거리가 해결됐다.

양림로 일대의 하수관로를 책임지는 남구청 건설과 하수팀이 지하에 묻힌 관로를 특허까지 획득한 탈취제, 악취저감 적용 방식으로 세정하는 데 무던히도 애를 썼다.

평소 악취가 심한 정화조를 운영해 온 병원 관리과 시설팀은 예전의 단발성 민원 대응과 달리, 이번엔 두 개의 정화조 배기용 송풍기와 뚜껑을 정비했다.

스탠레이스 뚜껑으로 교체한 정화조 2개

정화조 환풍기 연결한 기독병원 굴뚝(30m) 하단부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로 광주기독병원 주변에는 10여 개의 약국들, 크고 작은 식당들, 중고등학교와 공공건물,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급팽창한 곳이다.

옛 전통가옥이 많은 일대에는 1990년대에 즈음,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섰음에도 아직도 오수와 하수가 분리되지 않은 채 합류식 하수관으로 유입돼 발생하는 악취의 진원지로 민원의 온상이 된지 오래다.

특히 기독병원 정문으로 향하는 양림로 39에 위치한 K약국으로부터 D약국, N식당에 이르는 130m 골목길은 인분 냄새, 시궁창 냄새가 뒤섞이는 바람에 장기간 최악의 환경에 시달려야 했다.

그 길 중간지대에 이르면 일찌감치 병원에서 조성한 정화조와 오폐수 정화시설에서 간헐적으로 새어 나오는 썩은 냄새는 오랫동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었다.

병원을 오가는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인근의 상인과 주민, 식당 이용객들마저 숱하게 구청과 병원 측에 민원을 제기하며 쾌적한 정주여건을 갉아먹는 악취가 말끔히 정리되기를 바라왔다.

더욱이 올 여름엔 잦은 비로 악취가 더욱 심해져 원성이 고조되고 이를 참다못한 민원인이 중앙정부에 탄원을 내겠다는 움직임이 가시화했다.

이를 포착한 남구청 홍보실은 탄원을 내지 않도록 만류함과 동시에 악취 민원을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기민하게 대응에 나선 게 해결의 단초가 됐다.

지난 8월 22일 조란경 실장과 김계성 팀장은 곧바로 양지형 하수팀장과 심준완 주무관, 김병훈 환경보전팀장과 정영미 주무관, 보건소 의약팀이 합류하는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했다.

그런 다음, 기독병원 시설팀이 참여한 가운데 악취가 진동한 실태를 파악한 데 이어 현장에서 민원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충 해결과 악취 개선 방안에 접점을 찾아내는 데 주안을 뒀다.

민선 6기 남구청이 8년 전인 2017년 하반기에도 양림동 역사문화마을과 월산동, 백운동 일원에 8억 원을 투입해 하수 악취 개선 작업을 진행했던 터라 민첩하게 움직였으리라 짐작한다.

여기에, 민원 내용을 샅샅이 살펴서 반드시 해결책을 찾으라는 김병내 남구청장의 당부도 부서 간 협력을 이끌어내 풀기 쉽지 않은 병원 주변 악취 해결에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한다.

광주광역시 남구청(청장 김병내)은 지난 9월 11일부터 19일까지 길이 130m의 하수관 악취를 세정하고 없애는 작업을 신속하고 밀도 높게 전개했다.

하수구 악취 탈취 및 세정 전 맨홀 상태

하수관로 탈취 및 세정 작업 장면

하수 악취 차단 장치 설치한 맨홀

지역 업체인 태현건설이앤씨가 진행한 이 공사는 시비와 하수도 수선 유지비 2천만 원이 투입돼 맨홀 9곳·빗물받이 6곳에 악취 방지 덮개 설치, 맨홀 탈취제 9개소 설치를 마무리했다.

양지형 시설팀장은 “하수도 안에 황화수소, 암모니아 탈취제, 세정제를 하수관 내부와 맨홀에 살포한 다음, 관로 내부를 준설하고 깨끗이 씻어내기를 두 차례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맨홀 안쪽에 탈취제를 달고 악취방지 덮개를 설치하는 악취저감 적용방식은 남구에선 최초로 적용했으며 이번에 쓰인 탈취제는 세정특허를 받은 제품이다”고 소개했다.

병원내 오폐수 처리시설 살피는 환경보전팀원(오른쪽)

혹시라도 병원에서 발생하는 오수와 폐수가 제대로 정화하지 않은 채 하수관으로 흘러 냄새를 악화하는 지 여부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정영미 환경보전팀 주무관이 병원 정화조 옆 오수처리시설(지하 1층)에서 시료를 두 차례 채취해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18가지 항목이 모두 적합했다.

유해하거나 독극성이 강한 시안, 불소, 음이온계면활성제, 납, 비소, 크롬, 수은, 페놀 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광주기독병원 또한 1년에 한 차례 600만 원을 들여 정화조들을 비우는 작업을 즉각 한 차례 더 진행한 후 아예 정화조 냄새를 차단하는 작업도 서둘렀다.

약국 앞에 설치된 2개의 정화조에 대해선 파랑색의 플라스틱 판넬 뚜껑을 철거하고 회색 빛깔의 스텐레이스 판넬 뚜껑으로 교체하는 데 360만 원을 들였다.

이어, 정화조를 덮은 뚜껑 틈새로 악취가 아예 흘러나오지 않게끔 정화조 환기구를 개선하는 데 1천100만 원을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일제 강점기 설치됐다는 높이 30m 크기의 굴뚝 하부를 뚫어 10m 안팎의 정화조 환기구를 연결하는 방법을 썼다.

정태감 병원 시설팀장은 “송풍기 개선 작업은 이참에 적극적으로 악취 대응에 나서자는 내부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따라 지난 9월 27일부터 시작해 10월 27일까지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굴뚝 안에 설치한 송풍기에 타이머를 달아 놓고 한 달 동안엔 날마다 50분 가동, 10분 멈춤으로 가동해서 악취 차단효과를 측정하는 중이다”고 전했다.

광주 남구청은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이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기에 이 곳에 대한 악취를 저감할 하수관로의 분류식화 사업을 해결할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이 사업은 광주광역시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단계별로 추진 중인데, 사업 구간의 지장물 이설이나 도로 정비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다한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

현재 남구 관내에선 50% 정도 분류식 하수도관으로 설치됐지만 기존 도심인 양림동, 사직동, 백운동, 월산동 일부가 여전히 합류식 하수도관으로 남아, 이를 해결하려는 광주시의 의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