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공식 사용

이서면·동면은 당분간 그대로

전남 화순군이 동서남북으로 방위를 구분한 일본식 행정지명 가운데 남면과 북면을 변경, 내년 1월부터 사용하기로 확정했다.

화순군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사전 설문조사와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하는 내용의 주민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입법예고, 군의회 의결을 거쳐 북면은 백아면으로, 남면은 사평면으로 바꿨다.

남면의 새 이름 사평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고 북면의 새 이름 백아는 화순의 대표 명산이자 북면에 있는 백아산에서 따왔다.

이서면은 무등산면 또는 적벽면이 후보에 올랐다가 무등산면으로 의견이 기울었지만 여러 지자체와 관련된 명칭은 사용할 수 없다는 유사 사례 판례에 따라 잠정 보류됐다.

동면은 마땅한 명칭을 찾지 못해 기존의 이름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주민찬반투표에서 북면은 세대주 948세대 가운데 493명이 투표에 참여해 75.8％인 374세대가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남면은 19세 이상 주민 2천43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 615명이 참여해 546명(88.7％)이 찬성했다.

화순군은 올해 임시정부 수립 및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식으로 지어진 동면·이서면·남면·북면 등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 같은 행정지명은 일제 강점기인 1914년 한반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동복군을 폐지, 화순군에 편입하면서 17개 면의 행정 구역 골격을 갖춰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동면과 북면 등은 지역 고유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한 방위 구분에 따른 면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행정구역 명칭 변경이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군민의 자부심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병화 기자 bh1200@daum.net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