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5 26주년 맞아 공개된 김대중 망명 기록…“민주회복·평화통일 향한 불굴의 신념” 日 시노다 교수 기증 사료 첫 공개…8월 특별전서 일반 공개 예정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
| 2026년 06월 15일(월) 10:02 |
|
[프레스존]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을 맞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 민주화 투쟁과 평화통일 구상을 담은 미공개 사료를 공개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15일 지난 4월 일본의 도모히토 시노다 교수가 기증한 자료에 대한 사료 평가 작업을 마친 뒤 1984년 김 전 대통령이 미국 망명 중 작성한 서한과 입장문, 미국 주요 언론 기고문 및 관련 기사 등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김 전 대통령이 1984년 8월 미국의 유력 정치인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와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소식지 「행동하는 양심」에 게재된 입장문 「기로에 선 한국의 민주주의: 나의 견해와 제안」 등이 포함됐다.
기념관은 이들 자료가 신군부 정권 아래 미국으로 망명한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미국 정계와 언론, 학계, 종교계, 인권단체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설득과 여론 조성 활동을 펼쳤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라고 평가했다.
“단 하루도 쉴 수 없다”…망명지에서 이어진 민주화 투쟁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미국 망명 이후 한국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제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이번 공개 자료에는 미국 의회 지도자들과 언론을 향한 설득 활동은 물론 한국 민주화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그는 입장문에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보다 한국 민주주의 회복을 우선시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15개월 전 미국에 도착한 뒤 미국의 한국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 언론, 학계, 종교계, 인권단체들과 접촉해왔다"며 "나의 관심은 개인적 정치적 미래에 있지 않고 내가 맡은 미국 내 사명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지속할 것인가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가장 큰 소망은 조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국민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며 귀국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이러한 활동은 1985년 2월 이른바 '폭풍의 귀국'으로 이어졌고, 직후 치러진 제12대 총선에서 신민당 돌풍을 일으키며 이후 6월 민주항쟁 의 중요한 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15 정상회담 예고한 평화 구상
이번 자료에서는 훗날 햇볕정책과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으로 이어지는 김대중식 평화 구상의 원형도 확인된다.
김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나는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떠한 형태의 회담도 환영한다"며 "남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일본·중국·소련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과 국제 공조를 결합한 외교 전략으로, 훗날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기반이 된 구상으로 평가된다.
“지역 불균형은 국가적 위협”…균형발전 철학도 주목
이번 공개 사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당시 입장문에서 "권력의 중앙집중이 심화되면서 서울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비정상적 성장을 겪었다"며 "전체 인구의 25%와 유통화폐의 70%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불균형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며 국가안보마저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하며 지방자치제의 조속한 복원을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독재정권이 국민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지방자치를 중단했다"며 지방자치 부활이 민주주의 회복의 핵심 과제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평화민주당 총재 시절인 1990년 지방자치제 실시를 요구하며 13일간의 단식을 벌여 지방자치 부활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대중 정치의 청사진 담긴 역사적 자료”
기념관은 이번 자료가 평화민주당 창당, 지방자치 부활, 햇볕정책,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김대중 정치'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의 장신기 박사는 "망명 시기 김대중 선생은 한국의 민주회복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미국 주요 인사들을 향한 설득과 여론조성 활동을 지속했다"며 "이번 자료들은 그 사실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사료들은 오는 8월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를 맞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개최하는 특별전 '인간 김대중, 그 내면의 기록' 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