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적 피해배상 관련 줄소송 예고 헌재 27일 결정 ... "'5·18 피해보상시 손배소 불가' 조항 위헌"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2021년 05월 29일(토) 08:20

헌법재판소 법정 모습

"보상금에 정신적 피해 반영 없어" … 손해배상권 인정
피해자·유족 측 100여명, 정부 상대 손해배상소송 준비

[프레스존]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들이 과거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정신적 손해에 대해 국가를 상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떠러 5·18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당사자들이나 그 유공자 유족 측 100여명이 향후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이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는 27일 5·18 관련 보상을 받으면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옛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 보상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의 취지는 기존 국가 보상금은 생활지원금 등으로 구성되고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은 포함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선 추가로 국가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심벌

앞서 2018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구타, 폭행, 고문 등의 피해를 입은 이 모씨 등 5명은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명이나 우울증과 정신착란 등 후유증으로 정상적 생활을 못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고 있지만, 정부가 지급한 보상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해왔다.

그런데도, 재판 과정에서 정부는 배상 책임이 없다거나 이미 보상금이 지급돼 5.18 보상법상 '재판상 화해'가 성립됐다는 주장을 폈다.

피해자들은 이 법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광주지법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통해 지난 2019년 헌재가 심리를 시작했다.

그 결과 헌재는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도 '재판상 화해'를 규정한 것이 국민의 국가배상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고 봤다.

과거 지급된 보상금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당시 공무원들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고통을 입었는데도 손해배상청구권이 박탈되는 것은 '사익의 제한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맡은 송기석 변호사(법무법인 감동으로)는 "이번 위헌 결정을 계기로 피해자 100여명이 추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 헌재 결정이 향후 소송에서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