至日寄芝峯 - 申欽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1년 11월 29일(월) 14:34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至日寄芝峯
지일기지봉

至日(동짓날) 芝峯(이수광)에게 보낸다

- 신흠(申欽, 1566 ~ 1628)

簷溜冷冷響欲殘
첨류냉냉향욕잔

처마 물소리 뚝뚝 그쳐가고

小春*天氣未全寒
소춘*천기미전한

초겨울 날씨 아직 춥지 않은데

香添睡鴨龍涎逗
향첨수압용연두

향 더한 향로엔 용연향기 머물고

茗潑風壚蟹眼團
명발풍로해안단

차 끓이는 화로엔 게 눈 맺혀 인다.

休遺此生牽俗累*
휴유차생견속루*

이 생(生)엔 없어야지 세파(世波)에 시달림

每愁浮世*少淸歡
매수부세*소청환

매사 시름 덧없는 세상 맑은 흥취도 드물어

南枝定有花消息
남지정유화소식

남쪽으로 뻗은 가지 꽃 소식 있으련만

歲暮何人共我看
세모하인공아간

세밑에 누가 과연 함께 보러갈고



* 小春 : ‘음력 시월’을 달리 이르는 말
逗 : 머무를 두
潑 : 뿌릴 발, 물이 솟다
* 俗累 : 세상살이에 얽매인 너저분한 일
* 浮世 : 헛되고 덧없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