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반도의 실크로드 기종점과 우즈베키스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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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반도의 실크로드 기종점과 우즈베키스탄의 가치
김현덕 순천대학교 교수·여수광양항만공사 항만위원장
  • 입력 : 2022. 08.30(화) 09:34
  • 배진희 기자
김현덕 순천대 교수
‘중앙아시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왔다. 고대 실크로드의 거점이자 중앙아시아의 블루오션인 우즈베키스탄은 기회의 땅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고대 실크로드 문화의 중심지로서 세계적인 천연가스 매장량과 중앙아시아 최대의 인구수를 지닌 나라이지만 이중내륙 국가라는 지리적 제약으로 교역의 한계를 갖고 있다. 유럽과 중국을 연결하는 중앙아시아의 중심부인 우즈베키스탄이 두 나라를 거쳐야만 해양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이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주변국과의 협력 및 연결성 강화를 통해 역내 통합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와 우즈베키스탄의 역사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우리 역사 속에 처음 등장한 이름은 ‘서역(西域)’이었다. 서기 751년 고구려 유민으로 당나라 장군이었던 ‘고선지’가 아랍군에 패해 중국의 서역 진출에 실패한 곳이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 인물 중에서 신라의 승려였던 ‘혜초’는 실크로드를 이용해 서역을 다녀왔다. 혜초는 서기 726년 신라 성덕왕 26년에 인도의 다섯 나라와 주변 국가를 10년 동안 여행하면서 서역 각국의 종교와 풍속, 문화를 기록한 여행기인‘왕오천축국전’을 썼다. 이처럼, 실크로드는 동서양을 이어주던 주요 통로였고 중앙아시아의 거점에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이 있었다.

그러나 16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 육상 실크로드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제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주변국과의 연결성 강화 및 물류 거점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중앙아시아 수교 3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실크로드 역사 속에서 인적․물적 자원의 요충지였던 우즈베키스탄의 대외 무역 확대 정책에 발맞추어 ‘기회의 땅’인 우즈베키스탄과 우리나라의 국가 간 교류 협력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방문에서 걸었던‘비단길’ 또는 ‘실크로드(Silk road)’는 원래는 동서양을 이어주던 주요 교역로이자 ‘초원길’과 ‘바닷길’을 제외한 사막과 오아시스 일대의 도시들을 거치는 교역 경로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고대 동서양을 잇는 3대 교역로는 초원길, 비단길 그리고 바닷길이 있었다. 가장 북쪽에 있었던 것이 초원길이고 대륙의 중앙 사막 지역에는 비단길이 있었다. 해양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바닷길이 있었다. 초원길이나 바닷길이 지형과 관련된 교역로의 명칭이라면 비단길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교역에서 가장 환영받은 물품이 ‘비단’이었다는 점에서 ‘실크로드’가 유래하였다. 실크로드는 비단은 물론, 향료, 종이, 금속, 가죽, 유리 등 인류 문명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물건을 교류하는 통로였다.

‘실크로드’라는 어원은 1877년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Richthofun)’이 처음 사용하였으며, 과거의 서안인 중국의 장안에서 ‘콘스탄티노플’까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금의 ‘서안’인 당나라의 장안에서 시작하여 ‘돈황’까지 2,000㎞, ‘돈황’에서 ‘카슈가르’까지 2,000㎞, 그리고 ‘카슈가르’에서 ‘이스탄불’까지 2,400㎞ 등 총 6,400㎞에 이르는 교역로를 말한다. 다시 말해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를 중국에서 유럽까지의 길로 한정해서 본 것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확장된 실크로드에 관한 연구가 더 진행되면서 실크로드의 기종점은 발해도 일본도 아닌 신라의 경주였다는 사실이 우리나라 역사학자 등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특히, 동국대 ‘윤명철(2014)’ 명예교수의 『한국해양사』에 따르면 ‘신라는 서해와 동중국, 남해를 이용할 수 있는 물류망의 허브였다. 조선술과 항해술 등이 뛰어나 동아 지중해의 무역시스템을 활성화하는데 적격이었다. 신라는 당나라를 통해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 국가와 간접 무역을 했고 일본국과 중계무역까지도 했다. 신라는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를 잇는 실크로드의 출발, 종착점이었다.’라고 하였다.

윤명철 교수는 비단길뿐만 아니라 초원길과 바닷길을 포함한 육·해상 실크로드가 유럽에서 시작해 중국에서 끝났다는 서구 문명 중심주의적 발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실크로드는 우리와 절대 무관하지 않으며 오히려 실크로드의 최동단에 위치하여 동서양 문명교류의 기종점 역할을 했던 곳이 한반도(신라)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육상 실크로드 복원은 우즈베키스탄 더 나아가 중앙아시아로 나가는 출발점이자 실크로드의 기종점이었던 한반도 길의 옛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한반도 길의 옛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교차로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등과 물류 분야에서의 협력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물류 분야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협력 사업은 우즈베키스탄의 경제 성장과 통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언급할 수 있는 협력 사업으로는 해운항만물류 분야에서의 전문 인력양성 사업이다. 이제 이중내륙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바다와의 연계를 통해 국제물류망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신실크로드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한반도의 기종점 역할은 더 증가할 것이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