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로 여는 아침] 외간 여자 - 오소후

디카시로 여는 아침
[디카시로 여는 아침] 외간 여자 - 오소후
  • 입력 : 2022. 11.17(목) 00:00
  • 배진희 기자
가을 끝 산골에 사는 여자를 꼬여
도시로 가자고 조르는 외간 남자
저기 저 햇대롱 파사히 빛나는 호수
그런 거울 한 점 사주면 따라나서겠노라는
외간여자 골 깊은 여자

_ 오소후


♤시작노트

날이 좋다. 입동이 방금 지나갔다. 무언가
설렌다. 11월 탓이다. 나란히 팽팽히 서있
는 숫자 11. 둘이서 걷고도 싶고 손을 내밀어
손을 깍지 껴잡고 고개 젖히고 목젖
보이게 웃고 싶기도 하다.
탁영 김일손은 거문고 뮤지션이다.
문비금(門扉琴)이란 거문고를 남겼다.
벽오동으로 만들어진 낡은 문 한 짝을
얻어 주워와서 육현금을
제작하여 연주했다고 한다.
문비금(門扉琴)은 탁영금으로 보물 957호이다.
김일손은 말했다.
'여욕외금이내고'(余欲外今而內古)'
지금 세상의 음악을 즐기지만 속으로는
옛 음악을 잊지 않고 있다고. 음악은 혼자
즐기기 보다 여럿이, 적은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과 즐기기를 맹자는 권했다.
시를 통해 지어지선(止於至善)이 될 수
는 없다. 다만 함께 쿡 쿡 웃거나 고개를
끄덕이면 시쓰기는 다소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다움'으로 살아가기를
구차하게 드러내본다
남해군 차면 지역을 지나며 이 풍광에
순간 마음을 빼앗겼다. 저렇게 밝고
맑은 명경지수 거울을 선물할 능력의
남정네가 어디 있을 것인가. 역시 시는
몽상의 산물이다. 2022 .11 11 촬영

[무등디카시촌 제공]



[오소후 이력]

-제11회 한국문화예술 명인(2022)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2001)
-제 10회 광주펜 문학상(2013)
-전국재능 시낭송회 고문(2000)
-제 5시집 ‘에릭샤티와 흰돌을 명상하다’
-광주문인협회 회원 / 무등디카시촌 회원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