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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만즉사
용만에서 읊다
-조위(曺偉, 1454 ~ 1503)
雪壓深簷夜末央
설압심첨야말앙
깊은 처마 눈 쌓이고
밤 아직 이른데
寒燈生暈柝聲長
한등생훈탁성장
찬 등불 어둡고
목탁 소리 끊기잖네
此時危坐心千里
차시위좌심천리
이때 바로 앉으니
마음 천 리 달리는데
爇盡床頭一炷香
설진상두일주향
상머리 한 줄기 향불
다 타고 말았어라
* 龍灣(용만) : 평북 의주의 별칭. 조선 시대 중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
* 木柝(목탁) : 야경 돌 때 치고 다니는 딱딱이 같은 것이다.
조위(曺偉, 1454 ~ 1503)
본관은 창녕. 자는 태허, 호는 매계.
초기 사림파의 대표적 인물로 성리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종직과 더불어 신진 사류의 지도자 역할을 했다.
김종직의 문인으로 1475년 식년 문과에 급제, 1479년 영안도 경차관이 됐다.
성종의 극진한 총애를 받으며 검토관, 시독관 등으로 경연에 나갔다.
이후 지평, 문학, 응교를 거쳐 노모 봉양을 위해 함양군수로 나가 선정을 베풀었다.
1492년 동부승지, 도승지, 호조 참판 등을 역임하고 충청도 관찰사가 됐다.
1498년 성절사로 명나라에 다녀오다가
때마침 일어난 무오사화로 김종직의 시고를 수찬한 장본인이라 하여 의주에 체포, 투옥됐다.
오랫동안 유배돼 순천으로 옮겨진 뒤 죽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