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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키우셨구나
기꺼이 땅이 되어주신
어머니 내 어머니
■ 감상평 - 광주디카시인협회 제공(AI 참조)
권준영 시인의 디카시 <나무 위에 나무가>는 카메라 렌즈가 포착한 자연의 한 장면을 인간적 정서, 특히 '모성(母性)'의 숭고함으로 확장한 작품입니다.
1. 이미지의 관점: 포용과 생명의 둥지
사진 속 이미지는 거칠고 단단한 노거수(老樹)의 등걸을 보여줍니다.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듯한 나무의 파인 구멍(수동) 속에는 이끼나 흙이 쌓여 있고, 그 위로 작고 푸른 새 생명이 싹을 틔워 자라나고 있습니다.
• 대비와 조화: 오랜 세월을 품은 거칠고 어두운 고목의 피부와, 이제 막 생명을 시작한 연약하고 선명한 초록빛 잎사귀가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룹니다.
• 공간의 재해석: 고목의 파인 상처 혹은 틈새는 결핍이나 아픔의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품어 안는 '요람'이자 '둥지'로 변모합니다. 척박한 나무 위에서 또 다른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자신의 몸을 내어준 이 미시적인 생태계의 순간은 그 자체로 거대한 경이로움을 줍니다.
2. 언술의 관점: 자연에서 발견한 모성적 헌신
언술은 이미지가 가진 자연적 현상을 인간사의 깊은 효심과 모성애로 번역해 냅니다. 시인은 단 4줄의 헌사로 큰 울림을 줍니다.
"어머니도 나를 / 이렇게 키우셨구나"
• 즉각적인 깨달음: 시인은 나무 위에 자란 작은 나무를 보자마자 시선을 자기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로 돌립니다. 거친 고목은 '어머니'가 되고, 그 위에서 파랗게 자라나는 새순은 '나'로 치환됩니다. 단단하고 거친 어머니의 삶을 딛고 비로소 푸르게 자랄 수 있었던 자아에 대한 성찰이 돋보입니다.
"기꺼이 땅이 되어주신 / 어머니 내 어머니"
• '땅'의 은유: 나무는 원래 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야 하지만, 이 사진 속 작은 나무에게는 고목의 몸통이 곧 땅입니다. 시인은 이를 "기꺼이 땅이 되어주신"이라는 언술로 포착했습니다. 자신의 살과 뼈를 깎아 자식의 발판이 되어주고, 스스로 낮아져 대지가 되어준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이보다 더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3. 이미지와 언술의 결합 (디카시로서의 완성도)
• 디카시는 단순히 사진에 글을 얹는 것이 아니라, 사진과 글이 결합하여 새로운 예술적 제3의 의미를 창출할 때 그 가치가 빛납니다.
• 이 작품에서 이미지는 텍스트가 자칫 진부한 신파나 감상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묵직한 사실성과 시각적 증거를 제공합니다. 반대로 언술은 자칫 평범한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으로 지나칠 수 있었던 사진에 '어머니'라는 보편적이고도 절절한 서정적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 거친 고목의 살을 파고들어 자라난 새순을 보며 원망이나 아픔이 아닌 '기꺼이'라는 단어를 떠올린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입니다. <나무 위에 나무가>는 자연의 신비로운 한 장면을 통해 우리 삶의 가장 근원적인 사랑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10.19 (월) 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