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신청사 건립 놓고 의회와 집행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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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신청사 건립 놓고 의회와 집행부 엇박자
의회 찬성 해놓고 건립안 두 차례 부결 .. 공무원 노조 반발
  • 입력 : 2020. 07.30(목) 20:39
  • 배병화 기자
30일 오전 장맛비가 잠시 멈춘 장흥군 청사 전경
[프레스존] 장흥군청 신청사 건립을 놓고 의회와 집행부 사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은 지 무려 43년이 지나 노후화한 청사를 새로 지으려는 집행부를 두번씩이나 의회에서 제동을 걸고 나선 까닭에서다.

장흥군의회는 지난 6월 10일 장흥군 청사 신축안을 담은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부결했다.

첫 번째 부결 과정에서 읍면별 군민공청회 및 ARS 여론조사를 실시해 여론 수렴을 더 하라는 의회의 권고에 따라 집행부는 이를 보완해가면서까지 두번째로 의회에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 의회는 이 안에 대해서도 지난 23일 상임위 부결 후 27일 본회의에서도 부결하는 강수를 두면서 신청사 건립을 원한 집행부의 의지를 단숨에 꺾어버렸다.

앞뒤가 맞지 않은 의회의 처사에 대해 급기야 공무원 노조에서 들고 일어섰다. 지난 29일 성명서를 발표, 두 차례나 청사건립에 제동을 건 처사를 규탄하기에 이르렀다.
7월 30일까지 계속된 장맛비로 군데군데 비가 스며들어 얼룩지고 곰팡이 핀 기획홍보실 입구 천장.

장흥군 현 청사는 1977년 건립돼 43년이 경과한 노후건물이다. 모든 시설물이 노후화가 심할 뿐 아니라 사무공간이 협소해 청사를 드나드는 군민이나 직원들 역시 적잖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본관 건물은 지난 2018년 말 한국시설공단에서 실시한 정밀안전진단검사에서 D등급(안전취약시설) 판정을 받았다.

이런 사정을 감안, 장흥군과 군의회는 노후화한 군청사 문제 해결을 위해 2016년 12월부터 '장흥군 청사 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를 제정하며 청사기금 조성에 나섰다.

지난 2019년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청사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급기야 올해 들어서는 1월 21일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장흥군 청사 신축 공유재산 관리 계획안'이 보고 되기에 이르렀다.

집행부는 그 과정에서 군의회가 제안한 대로 5개월에 걸쳐 군민 설문조사, 1~2차 군민공청회, 10개 읍면 공청회, (주)코리아리서치 ARS조사, 현장조사 등을 통해 청사 신축을 둘러싼 찬반여론을 수렴해왔다.
장흥군 신청사 건립 찬반 여론조사 결과

주민 3,849명이 참여한 여론 수렴 결과는 군청사 신축이 압도적이었다. 이를테면, 군청사 신축 (찬성 78.3%, 반대 21.7%), 현 부지 신축(찬성 64.0%, 반대 36.0%), 의회 본관동 1동 신축(찬성(67.0%, 반대 33.0%), 공사 추진 시기(2021년 착공:찬성 73.7%, 반대 26.3%) 로 집계됐다.

하지만 의회는 이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장흥군 청사신축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끝내 외면하고야 말았다.

불과 몇달 전 의회가 집행부에 보완하도록 요구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안인데도 불구, 스스로 그 결과를 애써 부인하는 꼴이 된 셈이다.

의회가 자행한 이번 두 번째 부결에 대해 장흥군 공무원 노조는 이유가 불분명하며 명분도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의회의 행태에 분개한다며 3가지 사항을 군의회에 촉구해 파문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첫째, 집행부의 정책 결정 및 지뱅, 예산 편성 등 집행기관의 고유한 업무 권한을 침해하지 마라.

둘째, 의회는 군민의 신청사 건축 찬성 여론을 즉각 수렴하라.

세째, 의회는 노후화한 청사로부터 군민과, 공무원의 안정을 보장하라.

의회와 집행부 사이에 오간 불협화음이 결국 공무원 노조의 개입을 부른 형국이다.

이런 판국에 집행부가 의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지 걱정이 없지 않다.

앞으로 3년후, 2023년까지 397억원을 투입해 지하2층, 지상 7층 본관동 과 의회동 1동을 현 위치에 새로 건립하려는 집행부의 구상이 실현될지 궁금하다.

반면, 장흥군의회는 청사 신축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실상 어깃장을 놓은 눈치다.

현 부지 외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거나, 청사신축 기금도 200억원 정도 더 모으자는 점을 들고 있으니, 당초 입장과는 엇박자를 내는 격이다.

이런 의회의 입장에도 아랑곳 없이 정종순 군수는 9월 중 의회에서 재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의회의 입장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