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10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 2차 이전 정책토론회를 통해 광주전남행정통합을 화두로 던져 그 진정성을 놓고 설왕설래를 낳고 있다.

군공항, 공공기관 추가 유치 싸고 시·도 갈등 노골화
김영록지사와 아무런 교감과 논의 없어 무게감 낮아

[프레스존]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10일 오후 공공기관 2차 이전 관련 정책토론회를 통해 느닷없이 광주전남의 통합을 화두로 던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정책토론회 주제 발표에 앞서 발표한 축사에서 “2차 공공기관 역시 1차 이전 때의 그 절박함과 상생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광주전남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긴밀한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통해 광주전남의 번영과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적극 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광주와 전남은 2007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주의 통 큰 양보로 나주에 공동혁신도시 유치를 합의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전력을 유치했고, 유수의 공공기관 15곳이 그 뒤를 따랐지만, 당시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간에 합의했던 공동혁신도시발전기금 조성 등이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은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도시가 광역화되는 추세이고, 이미 대구와 경북이 ‘대구·경북 특별자치도’를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도 적극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 안팎에서는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느닷없는 행정통합을 언급한 배경이 무엇인지 촉각이 곤두서는 모습이다.

광주민간공항과 군공항을 전남지역에 패키지로 이전하는 문제, 현재 각자도생하듯 경쟁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공공기관 2차 유치전 등 지역현안을 싸고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 깊어지는 갈등관계를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기도 한다.

최근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행정 통합, 경제권 통합 움직임과 맞물려 지역의제를 선점함은 물론 향후 지역현안 협의 과정에서 전남의 양보를 도출해내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없지 않다.

특히 이날 행정통합 관련 발언은 김영록 전남지사와의 사전 교감이나 논의 과정이 전혀 없이 불쑥 튀어나온 개인 차원의 단순 의견 표명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현재로선 그 어떤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뿐더러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 데서도 일과성 돌출발언쯤으로 여기는 것으로 해석돼 결국 '찻잔속 미풍'에 그칠 것이라 읽혀진다.

실제로 광주전남이 통합하기 위해서는 시·도 공무원, 의회, 경제계, 교육계 등 지역공동체 간 공론화 과정이 뒤따라야 하는 까닭에 일회성 구호로 묻힐 개연성도 높다.

이용섭 시장이 향후 어떤 식으로 광주전남행정통합이라는 화두를 공론화하느냐에 따라선 단순히 희망을 표시한 건지, 추후 실행력을 강화하는 리더십으로 이어지는 지 결판이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