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지난 8월 정례조회에서 특별당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제안 배경, 통합 필요성, 향후 논의 방향 등 조목조목 설명

[프레스존]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지역사회의 화두로 등장한 '광주전남행정통합론'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히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용섭 시장은 15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특별지시사항을 통해 "광주전남 통합논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며 "더 늦기 전에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요즘 광주전남 행정통합문제가 지역사회의 화두로 등장했다"고 운을 뗀 후 "직원들이 앞으로 통합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므로 제안배경 및 통합 필요성 공유와 함께 당부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제안 배경

이 시장은 제안 배경과 관련, 지난 10일 열린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대비 정책토론회’ 축사에서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적극 검토해야할 시점에 와 있다”는 평소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의 축사 중 관련된 내용을 발췌하면 이렇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역시 저는 1차 이전 때의 그 절박함과 상생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광주·전남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전남은 천년을 함께해 온 공동운명체입니다. 따로 따로 가면 완결성도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처럼 매 사안마다 각자도생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 공멸뿐입니다.

해결책으로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지금은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도시가 광역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광주전남 통합문제는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특히, 한국고용정보연구원보고서에 의하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8개 시·군이 30년 내 소멸위험 지역으로 포함되어 있고, 이미 대구와 경북의 경우 ‘대구‧경북 특별자치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이용섭 시장은 이렇게 자신의 발언을 소상히 소개한 후 "이 제안은 즉흥적인 것도 아니고 어떤 정치적 계산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직 광주전남의 상생과 동반성장,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행정통합 논의가 더 늦기 전에 시작되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얘기한 것"이라는 점을 못박았다.

앞서 지난 11일 전라남도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광주·전남 통합에 공감하고 찬성한다”는 입장과 함께 “두 차례의 무산 사례를 교훈삼아 광주‧전남 통합은 시·도민, 시민·사회단체, 시도의회 등의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과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데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따라서 직원들이 시‧도민들의 깊은 공감대 속에 통합 논의가 폭넓고 깊이 있게 진전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주도록 바란다"며 거듭 당부했다.

아울러 "우리 내부에서도 통합의 당위성과 방향, 계획에 대해 생산적인 토론과 의견수렴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통합 필요성

이용섭 시장은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세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국가 균형발전과 도시 경쟁력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발전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 둘은 지방자치단체의 초광역화나 메가시티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그 셋은 소지역주의나 불필요한 경쟁에서 벗어나 광주전남 공동 번영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먼저 국가균형발전과 도시 경령력 문제를 적시했다. 올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 추월한 점,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더욱 심화하여 국가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과거 산업사회가 ‘국가 간 경쟁시대’였다면 지금은 각 지역이 고유함과 독특함을 살려 균형 있게 발전해야 국가 경쟁력이 제고되는 ‘도시·지역 간 경쟁시대’라고 이 시장은 판단했다.

그러나 광주(146만명)나 전남(186만명)처럼 소규모 자치단체로는 수도권의 블랙홀을 막아낼 수가 없으며, 낙후와 인구소멸의 문제도 극복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향후 동일 생활권인 광주전남이 통합하면 자생력과 자립경제가 가능한 단일 광역경제권을 구축하게 되어 지금보다 강력한 경제블록이 형성되고 지방분권이 가능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국내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의 마중물이 되고, 대외적으로는 광주전남이 글로컬(glocal)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초광역화나 메가시티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규모의 경제가 강조되면서 이제 도시 광역화는 ‘대세’요, 지역 단위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구가 500만명은 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용섭 시장은 이런 흐름을 타고 그 동안 행정통합 논의를 진행해 온 타시도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미 광주전남보다 훨씬 인구가 많은 대구(243만명)와 경북(266만명)은 2022년 출범을 목표로 본격적인 행정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341만명)·울산(114만명)·경남(336만명)을 하나로 묶는 메가시티 논의도 기본구상안이 나오는 등 현실화하고 있고, 대전은 세종시와의 통합을 거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프랑스는 22개의 레지옹(광역지자체)을 2016년 13개 레지옹으로 통합 개편했고, 일본은 47개 도도부현을 9~13개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광주‧전남이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현실에 머무르면서 통합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낙후와 고립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따라서 공동 번영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제에 통합논의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소지역주의나 불필요한 경쟁에서 벗어나 광주전남 공동 번영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광주‧전남은 천년을 함께 해온 공동운명체로서 따로 따로 가면 완결성도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매 사안마다 각자도생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 공멸뿐이라는 그의 걱정이 담겨 있다.

이 시장은 농축수산물 생산기지이며 항만과 천연자원을 지닌 전남과 교육·의료·문화·서비스 등 도시 인프라를 갖춘 광주간에 통합이 이루어지면 상호 발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아울러 중복투자, 과다경쟁,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현안대응 능력 약화 등의 문제들이 해소될 것이요,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행정통합은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조직이 하나로 합친다는 물리적 의미를 넘어 한 뿌리인 광주전남 시도민의 사회·정서적 결합을 가져와 그 효과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며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논의방향

이용섭 시장은 "온전한 통합에 이르기까지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먼저 시‧도민의 의견수렴, 광주시와 전남도 의회, 정치권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의 공감대를 이룬 후에 주민투표 실시, 지방자치법 개정 등 가야할 길이 멀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과거 양 시도의 통합논의가 무산된 사례가 두 번 있었지만 그 때와는 시대정신도 주변 여건도 크게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대구‧경북 등 타지자체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면 광주전남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클 것이라는 점도 계산했다.

‘광주‧전남은 하나’라는 추상적 구호에서 벗어나 지역민들의 공감대 속에 진정성 있는 통합 논의가 시작되고 구체화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양 시‧도간에 과도한 경쟁 이나 중복투자를 줄이고 전남 의대설립 등 지역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통합논의 자체가 최고의 상생이며 동반성장의 길이라는 주장이다.

이용섭 시장은 "지금은 긴급현안인 코로나19의 지역감염 차단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지적도 옳다"면서도 "그렇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직원 여러분은 양 시·도나 개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지역의 미래와 상생발전을 위해 전남도 및 시의회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광주전남 통합에 대한 기본구상, 연구용역, 향후 계획 등 필요한 실무준비를 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끝으로 "새로운 길을 가는 혁신은 항상 힘이 들지만 가슴 벅찬 일"이라며 "우리의 손에 광주‧전남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고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 같이 가자"는 말로 행정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발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