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청풍면 백운리 마을 주민들이 지난 20일 오전 마을 입구 정자에 모여 금성산풍력발전소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발전기 인접마을 5곳 '발전기금' 합의.. 반대 극심한 2개 마을만 미합의
백운리 마을주민들 결사항전 태세.. 현 군수와 면담 갖고 해법찾기 시도

[프레스존]전남 화순군 청풍면 백운리 산 132-1번지 일원에 추진 중인 금성산풍력발전시설을 놓고 일부 마을에서 주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약 1년 전 설치 장소가 확정된 발전시설이 마을로부터 1km 안팎으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데다 마을에서 보기에 시각적으로 눈앞으로 느껴진다는 게 주민동의가 간단하지 않은 까닭에서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백운동 주민들은 마을 왼쪽에 위치한 해발 500m도 채 안 되는 화학산 자락에 건설되는 발전기가 가장 못마땅하다.

금성산풍력발전(주)이 11기의 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위치도

4.3MW급 11기 중 1기가 이 마을 인근 산에 설치되는데 100m 높이의 발전기 정상부에 부착되는 블레이드가 평균 초속 6.4m 바람에 따라 돌면서 발생되는 소음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로부터 파생하는 전자파 외에도 쾌적한 주민 삶을 해치는 시설을 바라보게 된다는 정서적 불안감마저 겹치며 주민들에 미치는 직·간접 피해가 심각하리라는 불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화순군과 이 사업을 추진 중인 금성산풍력발전단지(주)에 따르면 금성산풍력발전시설은 화순군의 중남부권역인 도암면, 청풍면, 춘양면 등 3개면에 위치한다.

발전기가 설치되는 지점은 화학산(616m)으로부터 금성산(496m), 금성산 자락( 450m)으로 이어지는 산림 능선에 11기 발전기가 추진되는 것을 전제로 시설개발계획이 확정돼 있다.

발전시설 대상지에 인접한 주변 마을은 어리, 세청리, 대비리, 백운리, 청룡리, 가동리(춘양), 우치리 등 7개 마을에서 주민 400여명이 피해가 예상되는 이해당사자로 정리돼 있다.

발전기로부터 마을까지 이격거리는 세청리 2.6km를 비롯 어리 2.5km, 가동리 2.3km, 대비리 1.8km, 청룡리 1.8km, 우치리(도암) 1.7km, 백운리 1.3km로 측량됐다.

물론 7개 마을과 발전소 사이 이격거리는 화순군 도시계획조례에서 정한 10호 이상 가옥 1.2km, 10호 미만 가옥 800m(개정 전 2km, 1.5km)에 저촉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사업자측은 2014년 12월 산업자원부 발전사업허가에 이어 2019년 12월 화순군으로부터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사실상 시설건축 단계만 남겨 놓고 있다.

이 업체 실무자는 “시설 발주에서 토목공사 등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작업이 상당 기간 필요하다”며 “보통 이 작업을 마치는 데까진 1년 정도 걸리기도 하지만 조만간 구체적 스케줄이 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 이 업체는 지난해 말 개발행위를 허가 받은 이후 다소 느긋하게 10개월 이상 착공을 위해 제반 준비를 진행함과 동시에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발전시설 주변 7개 마을 측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최근까지 해당 마을 중 5개 마을과 협의를 마치고 마을별로 5천만 원에서 2억 원까지 발전기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거나 지급을 완료한 상태로 전해졌다.

22일 현재 합의하지 못한 마을은 백운리 마을, 가동리 마을 2곳이다.

청풍면 백운리 마을 왼쪽 산자락에 발전기 1기가 설치될 에정 장소인 화학산 자락으로부터 1.3km 떨어져 있다. 그러나 마을에서 정면으로 보이며 바로 눈앞이라고 느낄 만큼 마가깝다는 점에서 주민들 반발이 거세다.

특히 이 중 백운리 마을은 발전기와 1.3km밖에 떨어지지 않아 거주지로부터 발전시설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7개 마을 중 가장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주민들은 모든 법적 행정적 조치를 마치고 사실상 사업추진의 주도권을 쥔 사업자 측에 강한 불만을 느끼며 발전기금 협의 시도를 원천 봉쇄할 정도로 갈수록 반발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지난 20일 오전에도 30여 주민들은 마을입구 정자에 모여 다시 한 번 마을 입장을 정리하고 일정이 잡히는 대로 조만간 구충곤 화순군수를 만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지금까지 마을 입장을 외면해 온 풍력발전 시설업체와는 “설령 가구당 5억 원을 준다 해도 발전소를 거부한다”는 강경 발언마저 쏟아내며 3가지 요구사항을 압축했다.

그 요구 사항은 첫째 풍력발전기 절대 반대, 둘째 인근의 발전기 설치 장소를 옮겨 마을에서 전혀 보이지 않게 변경, 셋째 장흥지역으로 이주 대책 수립 등으로 하나 같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이다.

김 모 백운리 마을이장은 “풍경 좋고 쾌적한 이 곳에 발전기가 추진되면서부터 주민들 삶이 불안감 속에 치를 떨어야 했다”며 근본적 대책이 필요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현 단계에서 발전소 추진 철회가 안 된다면, 다른 곳으로 이주대책을 세워주고, 이도저도 안 된다면 최소한 발전기 위치를 다른 지점으로 이전해서 추진해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주민은 2018년 6월 화순군수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발전소 시설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약속해 놓고 이를 어겼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 군수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약자로서 힘없는 주민들이 발전소 추진업체를 불신하는 가운데, 시설허가를 내준 화순군을 상대로 과연 어떤 해법을 찾을지 기대를 모으게 한다.

최선책으로 발전소 설치를 백지화할 수는 없더라도, 차선책으로 백운리 마을 인근의 발전기 설치 지점을 마을에서 보이지 않은 금성재 지점으로 옮겨 주민피해를 최소화는 묘책을 이끌어 낼지 사뭇 궁금해지는 시점이다.